MB정부 감세 뒷감당에 `박근혜복지` 좌초 위기
2013-07-24 17:50:56 2013-07-24 17:54:05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이명박 정부에서 진행된 대규모 감세가 이제 출발한 박근혜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당장 박근혜 정부 첫해 세수입부터 크게 구멍이 난데 이어 크게 낮아진 조세부담률 때문에 장기적으로 증세를 하지 않으면 복지 등 각종 공약도 수정하거나 이행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소득세와 법인세 세율인하 및 과표구간 조정 등으로 발생한 감세규모는 정부 추산으로만 63조8000억원에 이른다. 민주당 등 야당 추산으로는 100조원까지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감세를 통해 경기가 선순환해서 세수입이 오히려 증가하는 이른바 '낙수효과'를 주장했지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을 거치면서 세수입은 오히려 줄었고, 결국 낙수효과는 검증조차 할 수 없는 상황까지 도달했다.
 
부자감세냐 아니냐 하는 정치적인 논쟁을 배제하고서라도 감세정책 자체는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문제는 실패한 감세정책이 다음 정부인 박근혜 정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국세수입은 82조126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조원가량 덜 걷혔다. 6월을 포함한 상반기 전체 세수부족분까지 계산하면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세수입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불황이지만, 지난 5년간 진행된 감세정책의 파장 또한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2011년 세법개정을 통해 법인세 중간세율 구간(과세표준 2억원~200억원)을 신설했는데 그 적용시기가 바로 올해 납부분인 2012년 실적부터다.
 
중간세율 신설 이전에는 2억원 이상의 기업들에게 일률적으로 22%의 법인세율이 적용됐지만, 중간세율 구간이 생긴 이후부터는 이들 구간에 있는 기업들은 2%포인트 낮은 20%의 법인세율이 적용됐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11년 세법개정안 분석'자료에 따르면 이 법인세 중간세율 구간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세수차이는 1조6000억원에 달한다.
 
5월말까지 세수부족분 9조원 중 4조원이 법인세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감세정책의 영향력을 부인할 수 없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전체적인 조세부담률이 크게 낮아져 있다는 점도 박근혜 정부의 부담이 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2004년 18.4%, 2005년 18.9%, 2006년 19.7%, 2007년 21.0%으로 꾸준히 올랐다가 2008년 20.7%, 2009년 19.7%, 2010년 19.3%까지 떨어졌다.
 
감세정책의 영향으로 전체 국민소득대비 조세총액의 비율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자료=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부담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세금을 적게 낸다는 것이지만 국민들의 입장에선 마냥 좋아할수는 없는 일이다. 적게 내는 만큼 혜택도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유럽 복지선진국들의 조세부담률 평균은 36.3%에 달한다. 덴마크는 47.2%, 스웨덴은 34.8%, 핀란드는 31%, 노르웨이는 33.7%다. 많이 내고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2010년 기준 19.3%의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4.6%)보다도 크게 낮은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낮아지는 조세부담률을 지적해 온 이용섭 민주통합당 의원은 "저출산 고령화와 사회양극화를 해소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부자감세 등으로 조세부담률을 국내총생산의 2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은 정부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것이며 다음 세대에 부담을 넘기는 포퓰리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의 지적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빠른 속도로 검증되고 있다. 각종 복지공약이행을 위해서는 조세부담률을 높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했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마련한 2012~201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앞으로 매년 0.1~0.2%포인트씩 상향해서 2016년에 20.5%를 기록하는 것이 목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인수위시절 21%까지 상향하는 것으로 목표를 고쳐잡았지만, 지하경제 양성화와 비과세감면 정비로만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명박 정부시절 단행된 감세를 환원하거나 실질적인 증세 없이는 조세부담률 21% 상향이 불가능한 목표라고 주장하고 있다.
 
증세가 어려울 경우 지출을 줄이는 방법밖에 대안이 없다. 일부에서 공약수정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세입확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지급하기로 했던 기초연금은 소득하위 70%~80% 노인에게 차등지급하는 방안으로 사실상 수정됐고, 타당성 없는 지역공약들도 대폭 수정이 예고돼 있다.
 
이영 한양대 교수는 "박근혜 정부 복지에 필요한 124조원을 증세 없이 하겠다는데 결국에는 숫자가 안맞는다"면서 "재정부분에서 구체적으로 얼마나 증세가 가능한지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종석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과세 감면 축소와 지하경제 양성화를 했는데도 (재정문제로) 복지를 못한다면 그때는 복지를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인지, 하면서 세금을 올릴 것인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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