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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구속수감' 이재현 회장 조사 박차..혐의 더 늘어날 듯
이 회장 소환조사 중..주가조작·재산도피 혐의 집중 추궁
거액 비자금 용처 추적 중..정·관계 로비 혐의도 수사 대상
2013-07-02 15:38:28 2013-07-02 15:41:36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검찰이 거액의 탈세·배임·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53)을 구속하면서 수사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이 회장이 구속된 바로 다음날인 2일 오전부터 이 회장을 불러 강도 높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구속기간 중 조사를 통해 이미 드러난 이 회장의 혐의를 명확히 하는 한편, 주가조작 혐의와 재산 국외도피 혐의에 대해 보강조사를 벌여 구체적인 공소사실을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이 그동안의 조사로 밝혀낸 뒤 이른바 '다지기'에 들어간 이 회장의 혐의는 총 3가지다.
 
먼저 검찰은 이 회장이 해외 페이퍼 컴퍼니와 국내 차명계좌, 미술품 등을 이용하는 수법으로 국내외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500~600억 상당의 세금을 포탈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CJ제일제당의 수입 원재료 가격을 부풀려 자금을 빼돌리고, 홍콩·인도네시아 등 CJ 해외 법인에 근무하는 임직원에게 급여나 복리후생비, 경비 등을 지급한 것처럼 꾸며 약 1000억원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또 이 회장이 일본 도쿄 아카사카에 위치한 빌딩 2채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회사로부터 담보를 제공받아 350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밝혀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1일 밤 늦게 법원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검찰 수사관들과 함께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이 회장의 탈세·배임·횡령 혐의가 확정되면 검찰은 곧 추가 혐의 입증에 주력할 방침이다.
 
먼저 검찰은 이 회장이 해외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비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비자금을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가장해 국내로 들여와 CJ제일제당 등 자사주를 매입한 뒤 되팔아 시세차익을 낸 사실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이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거나 거액을 이용한 시세조종을 통해 부당이득을 취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CJ그룹 계열사 주식의 불공정거래 정황을 포착하고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의뢰해놓은 상태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 회장이 수백억원대 미술품을 차명으로 구입해 이를 해외에 보관하는 수법으로 자신의 재산을 국외로 빼돌린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이 회장이 이와 같은 수법으로 은닉한 재산은 수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금의 용처도 검찰 수사대상 중 하나다. 특히 검찰은 비자금이 정·관계 로비에 쓰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08년 이 회장의 개인 자금을 도맡아 관리했던 CJ그룹 재무팀장 이모씨의 청부살인 의혹에 대한 수사가 '뒷맛'을 남기고 끝난 것이 이 회장 측의 로비 때문이라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회장은 이미 지난 2009년에도 대검 중수부에 소환돼 정·관계 로비와 관련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하던 검찰은 박 전 태광실업 회장의 청탁을 받고 천신일 세중나모그룹 회장이 세무조사 무마로비에 나선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다.
 
검찰은 천 회장이 CJ그룹의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로비를 벌였다는 정황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으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급서하면서 수사가 중단됐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구속기간 내에 이 회장에 대한 조사를 더 해볼 예정"이라면서 "지금까지는 어느 혐의까지 기소할 지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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