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기업이 연구개발(R&D) 전담부서가 없는 업체에 용역을 준 경우라도 이에 대한 지출비용은 세액공제대상이라는 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와 상급심 판결이 주목된다.
20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이 법원 행정합의4부(재판장 최주영)는 지난 14일 신한금융투자가 "2008년 회계연도 R&D 연구개발비에 부과된 법인세 7억4000여만원을 취소하라"며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날 같은 재판부는 위와 유사한 사건으로 하나은행과 삼성화재해상보험, 미래에셋생명보험, 신한카드, 엘지디스플레이, 엘아이지손해보험,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이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법인세부과처분취소와 법인세경정청구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모두 원고승소 판결했다.
현재 개정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을 보면 'R&D 비용 세액공제는 국내외 기업의 전담부서 등에 위탁·재위탁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은 전담부서 등에서 직접수행한 부분에 제한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과세채무가 발생한 2008년에는 구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이 시행중이었고, 여기에는 재위탁에 따른 R&D 연구비용은 세액공제 대상이라고 명시돼 있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구 조세특례제한법과 구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을 보면 '국내외 기업의 연구기관 또는 전담부서에 기술개발 용역을 위탁함에 따른 비용을 세액공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위 법령 어디에도 수탁업체의 재위탁 여부 또는 재수탁업체의 전담부서 보유 유무에 따라 납세의무자인 위탁자의 세액공제 여부가 달라진다는 규정이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전담부서를 보유한 수탁업체에 연구개발용역을 위탁한 원고와 같은 수범자는 재위탁 내지 재수탁자의 전담부서 유무에 따라 세액공제 여부가 달라질 수 있음을 예측한다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대규모 전산개발용역은 융합기술개발로서 단일 기업의 인력과 기술에 의존해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해 다른 기업에 전산개발용역 일부를 위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점 등을 보면 설사 재위탁이 이뤄졌다고 해도 이를 세액공제대상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법원 관계자는 "구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는 재위탁에 따른 연구개발비를 세액공제 대상으로 봐야하는지 명시돼 있지는 않았다"며 "법리 해석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2008년 7월 LG CNS에 전산시스템 연구개발과 관련한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151억여원을 지출했고, LG CNS는 이 계약에 따른 연구개발비 91억여원 가운데 72억여원을 연구개발 전담부서를 갖춘 업체에 재위탁했다.
영등포세무서는 2011년 3월 신한금융투자에 "연구개발비 중 91억여원 가운데 LG CNS가 재위탁한 비용은 과세대상"이라며 42억여원을 법인세로 부과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해 35억여원을 환급받은 뒤 차액인 "7억여원에 대한 법인세부과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냈다.
앞서 지난달 20일 대신증권도 유사한 사건으로 이 법원에 법인세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도 "전담부서 보유 여부에 따라 세액을 공제하면 위탁자가 재수탁업체의 전담부서 보유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법령에 없는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는 이유 등으로 대신증권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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