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청학련 사건' 징역 20년 일본인, 40년만에 무죄
"당시 정권이 순수 의도 왜곡했다" 법원·검찰 '사과'
2013-06-19 13:03:35 2013-06-19 13:06:35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 받았던 일본인 하야가와 요시하루씨(77)가 40년만에 누명을 벗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환수)는 19일 대통령긴급조치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974년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하야가와씨의 재심 선고공판에서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시 대한민국 전복을 시도하라는 지령을 민청학련 의장 이철씨 등에게 내린 혐의로 내란선동과 반공법 위반 등으로 기소됐으나, 이 혐의를 인정할 당시 진술은 증거로 쓸 수도 없고 믿을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의 긴급조치 1호와 4호 위반 혐의 부분은 당시 헌법과 현행 헌법에 위반돼 무죄"라며 하야가와씨가 받은 혐의 모두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한국을 알리려는 순수한 동기를 가지고 있었으나 당시 정권은 이 동기를 왜곡하고 이용했다"며 "이로써 피고인이 고통을 겪은 것에 대해 법원은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제대로 판단을 내리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피고인의 노력으로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화가 성숙할 수 있었다. 피고인의 기여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하야가와는 최후 변론에서 "이 사건은 저로서 이해 못할 부분이 너무 많았다"며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였다는 것이 괴로웠고, 일본인이 모르는 한국의 사정을 알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당시 조사를 받으면서 공소사실을 몇번이고 부인했으나, 검사는 한국을 공산화시키려는 공산당원으로 봤다"며 "나의 유죄는 나를 기소한 검사가 만든 작품"이라고 회고했다.
 
선고에 앞서 검찰 측도 "외국인인 피고인은 대한민국의 굴곡진 현대사로 인해 고초를 겪게 돼 위로와 사과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박정희 정부는 1974년 민청학련을 국가 전복을 꾀하는 불온 단체로 규정하고 관련자 180명을 구속기소했고, 이 가운데 일본인 기자 다치카와 마사키씨와 한국에서 대학강사로 일하던 하야카와씨 등 일본인 2명이 포함됐다.
 
다치카와씨가 민청학련 의장이던 이철 전 코레일 사장과 수배중이던 유인태 전 국회의원를 인터뷰했고, 하야카와씨는 이 과정에서 통역을 맡았다.
 
검찰은 다치카와씨를 유 전 의원에게 7500원을 건네 공작금을 전달한 혐의로, 하야카와씨를 이씨 등에게 대한민국을 공산화하라는 지령을 내린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당시 다치카와씨와 하야카와씨는 징역 20년의 실형을 각각 선고받고, 10개월간 복역하다가 형집행정지로 석방돼 일본으로 강제 추방됐다.
 
다키카와씨는 2010년 서울중앙지법에서 재심재판을 통해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날 하야가와씨가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음으로써 민청학련으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일본인 모두가 누명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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