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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수사검사 "치킨·국수 따로 시켰지만 발표는 한목소리"
특별수사팀 검사, 검찰 내부 인터넷망에 글 올려 '갈등론' 일축
2013-06-17 15:32:58 2013-06-17 15:36:39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특별수사팀 내 특수부 검사와 공안부 검사간 이견이나 갈등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수사팀 소속 한 검사가 이를 일축하는 글을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렸다.
 
특별수사팀 소속 A검사는 지난 16일 오전 일찍 검찰 내부 인터넷 게시판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수사팀내의 갈등설, 아직도 선거법 성립에 의문이 있다는 목소리 등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A검사는 "남들이 뭐라든 상관없으나 수사 내용을 접하지 못하는 검찰 내부 마저 그간 수사팀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닌지 걱정할까봐 밝힌다"고 게시글을 소개하면서 A4용지 3장 분량으로 그동안의 수사과정과 의혹에 대한 설명을 풀어나갔다.
 
A검사는 "어쩌다 밤에 시간이 나서 의기투합을 해 치킨집에 가서 치킨을 시킬 때에도 양념치킨을 좋아하는 검사는 양념치킨을, 끝까지 프라이드 치킨을 고집하는 검사는 프라이드 치킨을 따로 주문해 먹고 식당에서 국수를 먹을 때도 분위기나 대세에 관계없이 온면과 냉면을 주문했으나 수사결과는 한 목소리로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건이 송치될 무렵 지휘계통 면면이 공안부, 형사부, 특수부, 첨단부가 골고루 섞여서 사상 유래가 없는 다국적군인데 과연 문제 없이 서로 마음을 모아서 잘 해 나갈 수 있을까 한편으로 걱정이 되었다"면서도 "국정원 본부, 서울지방경찰청 사무실 압수수색 등 주요 고비를 넘기고 함께 사선을 넘나들면서 서로 전우애가 싹터서 정이 많이 들었고, 서로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열심히 배우는 문화가 형성되었다"고 설명했다.
 
공안출신인 A검사는 공안부 검사와 특수부 검사들이 서로 다른 조사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하면서 전문성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공안부 검사들은 진술을 거부하는 확신에 찬 피의자들을 주로 만나 물증 위주로 입증하던 습관이 있어 장황한 거짓말도 다 받아주는 내용으로 조서를 받았지만, 특수부나 첨수부 검사들은 간결한 문답을 계속 반복해서 말도 안되는 변명을 초반에 제압했다"며 "인상적이고 대조적이었다"고 소회했다.
 
A검사는 사건 발생 초기 수사를 맡았던 수서경찰서의 수사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수서경찰서가 열악한 인원으로 수사하면서 한발한발 묵묵히 수사를 하면서 하나씩 밝혀 나갔고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해 이번에 기소한 게시글의 상당수를 경찰 수사단계에서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추천·반대 클릭의 중요성을 처음에는 미처 몰랐지만 그 대상 게시글의 내용, 클릭 횟수와 방향성이 예사롭지 않다면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낸 것을 비롯해 수서경찰서 수사팀의 노고와 열정, 치열한 노력은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A검사는 이어 "수사가 지지부진했다. 경찰 수사능력 형편없고 정치적으로 좌고우면만 했다 등 각종 비난과 오해가 있었고 더구나 前서울지방경찰청장의 그릇된 판단으로 인해 그간의 노력은 빛이 바랬다"며 "경찰 감사와 검찰의 소환조사까지 받으면서 마음고생이 심했을 수서경찰서 수사팀에게 심심한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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