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동일한 담보를 제공하고 대출을 받을 때에도 존재하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금리차별이 사라지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13일 브리핑을 통해 동일 담보제공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불합리한 금리차별을 없앤다고 밝혔다.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보는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해 더 높은 부도손실율을 적용하며 같은 담보를 제공하더라도 더 높은 금리를 부과해왔다며"며 "다음달부터 신규대출 및 만기연장시 금리를 인하토록 했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차별 금지 조치로 15만793개 중소기업(전체 중소기업의 약 4.7%)가 담보대출 금리 인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의 대출규모는 약 53조8614억원으로 금리는 평균 0.26%포인트 인하돼 연간 약 1419억원(1인당 약 102만원)의 이자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상구 금감원 일반은행검사국장은 "최근 1년간 중소기업 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5.25%였다"며 "이번 금리차별 금지 조치로 중소기업 담보대출 금리가 4.99%로 하락하게 돼 대기업 담보대출 평균금리인 4.73%에 근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이 18개 은행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담보대출금리 부과 실태를 점검한 결과 12개 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한 담보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예상손실이나 목표이익을 불합리하게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담보대출을 실행하면서 부도율과 부도손실률을 곱해 예상손실을 추정한다. 12개 은행은 중소기업이 충분한 담보를 제공하더라도 상당 수준의 손실률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도율이 높기 때문에 부도손실률을 조금만 높여도 예상손실이 크게 높아져 대출금리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 국장은 "중소기업의 부도율이 아무리 높아도 충분한 담보를 제공한다면 부도손실률을 '0'으로 적용할 수 있어 예상손실에 따른 금리인상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은행의 경우에는 신용등급별로 목표이익률을 차별할 이유가 없음에도 중소기업에 불리한 목표이익률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담보대출 금리를 중소기업에 불리하게 산정해온 12개 은행으로부터 세부이행계획을 제출받아 이달 말까지 대출금리 산출기준을 개선할 계획이다.
개선된 대출금리 기준은 다음달 신규대출 및 만기연장시부터 적용토록 했다. 만기도래 이전이라도 해당 중소기업에 개별적으로 통보해 금리인하요권을 활용해 인하된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조치를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은 100% 담보대출을 하고 있는 곳 중에서도 유효담보가액이 100% 이상인 우량 중소기업으로 한정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향후 중소기업에 대한 불합리한 금리 차별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매분기별로 이행실적을 제출받아 면밀히 점검하고 수시로 현장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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