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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3주년)①변화의 물결이 오다
2013-06-10 16:00:00 2013-06-10 16:00:00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소셜커머스가 등장한지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이용자에게는 색다른 쇼핑의 가치를 선사했으며, 인터넷업계와 벤처업계는 물론 우리 사회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도입과정을 살펴보면 20, 30대의 열정 가득한 젊은이들이 경쟁과 혁신으로 성장을 일궜다는 점에서 극적인 요소 또한 많습니다.
 
이에 <뉴스토마토>에서는 소셜커머스 3주년을 맞아 지금까지 이야기를 정리하는 연재물을 준비했습니다. 단순히 창업스토리를 넘어 투자, 채용, 혁신, 기업문화, 규제, 재무, 서비스 논란 등을 총망라해 다룰 예정입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 열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창업을 준비하거나 글로벌기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영감과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편집자)
 
인터넷업계에 지난 2010년은 여러 모로 복잡한 해였습니다. 폭풍전야라고 표현해야 할까. 멀리서 거대한 물결이 다가오는 가운데 표면상으로는 조용한 모습을 유지했습니다.
 
우선 포털시장에서는 네이버가 70% 검색점유율을 유지하며 독주체제를 확고히 다져졌습니다. 이에 비해 다음(035720)SK컴즈(066270)는 미디어와 커뮤니티 사업을 영위하는 2, 3인자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커머스 쪽에서는 이베이가 옥션에 이어 지마켓마저 인수함으로써 실질적인 ‘오픈마켓 공룡’으로 우뚝 섭니다. 게임업계에서는 춘추전국시대가 끝나고 넥슨이 시장지배자로 떠오릅니다. 한마디로 말해 모든 게 정리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밖에서는 여러 가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모바일 혁명’을 일으킵니다. 인터넷 이용환경 중심축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마련된 것입니다. 그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세계에서 가장 트래픽 많은 사이트가 되면서 구글의 아성에 도전합니다.
 
이밖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다양한 혁신이 일어납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트위터, 링크드인, 징가, 포스퀘어, 그루폰 등이었습니다.
 
마지막에 언급한 그루폰이 바로 이번 연재물의 주제인 ‘소셜커머스’ 원류입니다. 사실 국내에서는 소셜커머스라는 말이 쓰이곤 하지만 잘못된 표현입니다. 통상 미국에서는 딜오브더데이(Deal-of-the-day)라는 말로 통용이 됩니다. 하지만 기사에서는 이해를 돕기 위해 널리 알려진 소셜커머스로 용어를 통일하도록 하겠습니다.
 
◇ 2011년 방한한 앤드류 메이슨 그루폰 창업자 (사진=최용식 기자)
 
그루폰의 창업자는 앤드류 메이슨이라는 피츠버그 출신의 평범한 웹디자이너였습니다. 그는 우연히 휴대폰을 해지하려다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는 것을 깨닫고 ‘더포인트’라는 사이트를 만듭니다. 더포인트는 비슷한 불만과 고충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의견을 표명하는 모임이었습니다.
 
앤드류 메이슨은 사이트를 운영하다 불현듯 “많은 사람이 모이면 목소리가 더 커지듯이 물건도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더 싸게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과 제휴를 맺고 일정 수준 이상의 모객이 이뤄지면 파격적인 가격으로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자는 아이디어였습니다. 
 
사실 이러한 형태의 이커머스는 그루폰이 최초가 아닙니다. 이미 2000년 초반 닷컴열풍이 불었을 시절부터 메르카타, 우트 같은 사이트가 하루 하나의 재고품을 싸게 팔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루폰은 이들과 다른 점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제휴처가 오프라인 상점에 집중됐다는 점, 단순 구매가 아닌 프로모션이나 광고의 성격도 띄고 있다는 점, 소셜미디어라는 바이럴 마케팅 도구가 생겨 입소문이 더욱 용이하다는 점, 그 열풍에 힘입어 투자자와 젊은 인재들이 몰리고 있다는 점 등입니다. 뭔가 비슷해도 스케일은 달랐습니다.
 
◇ 공동구매 원조 우트닷컴 (사진제공=우트닷컴)
 
앤드류 메이슨은 옛 직장 보스이자 벤처투자자인 레프코프스키를 설득해 100만 달러의 자금을 받아내고 그룹과 쿠폰을 합쳐 ‘그루폰’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합니다. 그루폰은 불황의 그늘과 맞물려 무섭게 성장을 거듭했고, 추가 투자유치에도 성공해 시장을 전세계 국가로 확장해 나갑니다.
 
그러면 이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겠습니다. 한국 인터넷업계에서도 실리콘밸리의 혁신과 성공을 눈여겨보는 젊은이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은 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하거나 과장과 부장에 머물기에는 젊음이 아깝다고 판단했고, 모험을 통해 뭔가를 이루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외신에 나온 젊은 백만장자가 단순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절대 사업은 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시작할 때 돈도 많이 들거니와 실패했을 때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터넷 비즈니스는 다른 사업과 차이점이 있습니다.
 
자본금 몇천만원과 뜻을 같이 하는 동료 몇명만으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공을 한다면 그 어떤 사업보다도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해 냅니다. 사람들은 NHN(035420), 다음, 넥슨, 옥션, 지마켓의 창업자가 자수성가한 것을 눈으로 봤습니다. 
 
또 소비자가 10대에서 30대에 집중됐기 때문에 어린 나이가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고, 망하더라도 재기가 가능합니다. 이때 결정적으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국에 강력한 벤처열풍이 불었으니 바야흐로 기회가 온 것입니다.
 
적지 않은 이들은 사업 아이템으로 그루폰의 성공을 눈여겨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진입장벽이 가장 낮은 이커머스 분야였기 때문입니다. 쇼핑몰처럼 소셜커머스 또한 사이트 하나 만들고, 열심히 발로 뛰면 딜을 따낼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모두 외주로 가능해 굳이 개발자도 필요 없습니다.
 
그러던 5월 미국에서 온 한 젊은이가 회사를 세웁니다. 당시는 작은 도마뱀이었지만 지금 너무 커져 용이 돼버린 존재, 바로 티켓몬스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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