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드라기 쇼크..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폭발
입력 : 2013-06-07 16:31:32 수정 : 2013-06-07 16:34:17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에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ECB가 유로존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한 가운데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 경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자 유로화가 강세를 띠고 달러가 약세를 나타낸 것이다. 
 
게다가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외환시장 뿐 아니라 주요국 채권과 증시, 원자재 가격 등 이날 금융시장은 대혼란을 경험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 선임 마켓 분석가는 "드라기의 말이 칼보다 강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된 것"이라며 "그가 입을 열 때마다 유로화가 움직인다"고 말했다.
 
◇유로 신뢰 회복..'강세'..美달러 지고 日엔화 뜨고
 
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외환시장에서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유로화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유로존 장기 경제 전망이 호전된데다 ECB가 당장 추가 부양책에 나설 필요가 없을 만큼 경제가 회복됐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유로존 3월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 올라 지난 2011년 8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고, 지난 5월 경기기대심리는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드라기 총재의 긍정적인 전망이 합쳐져 유로존 불안감이 완화됐고 이는 유로화 강세로 이어졌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경제 회복이 느리겠지만, 올해 말부터는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달러 환율 <사진제공=usforex.com>
유로-달러는 드라기 기자회견 이후 1.3115달러에서 1% 상승한 1.3175달러로 올라섰고 장중 한때 1.3306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월25일 이후 최고치다.
 
반면 달러는 주요국 통화대비 약세를 보였다.
 
주요 5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US Dollar Index)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3% 하락한 81.531을 기록했다. 이는 6월29일 이후 일간 기준 최대 감소폭이다.
 
전일 미국의 5월 민간고용이 시장의 예상에 미치지 못한데다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자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크리스토퍼 베키오 데일리 FX 외환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유로화에 대한 믿음을 다시 갖기 시작했다"며 "유로 강세의 반대급부로 달러 매도세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가 약세를 기록하자 또 다른 안전자산인 엔화로 자금이 몰렸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엔화는 전일 대비 0.66% 내려간 96.33으로 거래됐다. 이후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대비 엔화는 이날 한때 95.55엔에 도달하기도 했다.
 
◇유로존 부채국..국채 금리 '급등'·주식은 '뚝'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 경제 회복을 위한 별다른 추가 조치를 언급하지 않자 채무국들의 채권 금리는 일제히 급등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해당 국가에 대한 채권 투자 규모가 줄었다는 뜻이다.
 
아드리아 밀러 GMP 증권 전문가는 "국채금리가 상승한 이유는 드라기 총재의 말이 유로존 부채국가들을 돕는 것과 거리가 멀어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10년물 국채금리는 모두 전일보다 20bp 이상 상승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23bp 오른 4.36%로, 스페인은 10년물은 25bp 상승한 4.69%를 기록했다.
 
포르투갈 10년물 채권 금리는 27bp 올라간 5.99%, 그리스 10년물 채권 금리도 15bp 오른 9.271%선을 보였다.
 
유럽 최대경제국인 독일의 채권 수익률도 소폭 상승했다.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일보다 1bp 오른 1.52%로 집계됐다.
 
ECB의 결정은 각국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드라기의 발언에 유동성 확대를 기대했던 각국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ECB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마이너스 예금금리 조치는 한동안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주가 지수 차트 <자료제공=대신증권>
 
이에 영국의 FTSE 100 지수는 전날보다 1.30% 하락한 6336.11에 독일 DAX지수는 1.19% 내린 8098.81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증시도 엔화 가치 강세로 수출기업이 손해를 볼 것이라는 예상 탓에 하락했다.
 
엔화 가치 강세 속에 이날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0.21% 하락한 1만2877.5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중앙은행 정책 탓..변동성 폭발 가능성 '우려' 
 
전문가들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에 따라 외환시장을 비롯한 주식과 채권,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글로벌 중앙은행이 변동성의 키를 쥐고 있다는 시각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 금리가 올라가면 금융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며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즈도 ECB가 추가 부양책을 기술적으로 준비해 놓은 상황이나 이를 실행했을 경우 의도치 않게 변동성이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크 인가라 그리니치 해드 트레이더는 "내일 나오는 고용 지표를 기다려 봐야 한다"며 "투자자들은 미국의 경기지표를 기준으로 양적완화 규모를 예상한 후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닉 베넨브 웰스파고 외환전략 대표는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양적완화 규모 유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달러화 약세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대의견도 있었다. 
 
주스트 밴 린더스 BNP파리바 투자 전문가는 "앞으로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미 중앙은행의 자산매입 규모도 점진적으로 상황에 맞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ECB가 세계 금융권의 변동성을 키우지 않을 것"이라며 "ECB는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과 비슷한 행보를 보여왔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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