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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애' 내세운 '오로라공주' 첫 주부터 막장
2013-05-23 14:55:58 2013-05-23 14:58:45
◇'오로라 공주' 포스터 (사진제공=M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임성한 작가의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가 방송 3회부터 막장 논란에 휩싸였다. 불륜과 삼각관계로 이어지는 이야기에, 독특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극단적인 캐릭터, 자극적이고 성적인 대사가 난무하다. 제작진이 애초에 내세운 가족애와는 벌써부터 거리가 생긴 느낌이다.
 
삼각관계·불륜으로 이어지는 스토리 설정
 
첫 장면부터 불륜으로 시작한 '오로라 공주'는 자극적인 소재들로 가득하다. 오씨 집안의 오로라(전소민 분)와 황씨 집안의 황마마(오창석 분), 왕 여사 집안의 막내딸 박지영(정주연 분)이 삼각관계를 이룬다. 그 속에서 오로라가 황마마의 큰 누나 황시몽(김보연 분)과 갈등이 얽혀 있다.
 
또 둘재 아들 금성(손창민 분)과 큰딸 박주리(신주아 분)가 불륜관계다. 이를 알게 된 형제들은 동생의 손을 들어주며 이혼을 도우려 한다.
 
더구나 박주리는 계모 왕여옥(임예진 분)을 지나치게 하대하는 설정이다. 겉으로는 주리의 잘못된 행동을 다 받아주지만, 속으로는 복수를 꿈꾸는 여옥의 갈등은 이미 이전 드라마에서 수 없이 등장한 구조다.
 
◇오창석-전소민 (사진제공=MBC)
극단적인 캐릭터
 
제작진은 타이틀롤 오로라를 올바른 말만 하는 똑 부러지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극초반 오로라의 캐릭터는 재벌집 딸에 불과하다.
 
하녀와 운전사를 둔 오로라는 영업방침 상 포장을 금하고 있는 식당에서 포장을 요구하며 주인 황시몽을 가르치려 드는 모습이나, 또 명품백화점 직원이 자신에게 예의없이 굴었다며 일부러 매장을 찾아 혼쭐을 내주는 모습은 올바르다기보다는 쓸데 없는 에너지를 쓰는 느낌이다.
 
이 외에도 신비주의 베스트셀러 작가 황마마, 이탈리아 레스토랑 주인 황시몽, 조각가 황미몽(박해미 분), 성악가 황자몽(김혜은 분)과 오씨 집안, 왕 여사 집안 모두 상류층으로 설정된 것 역시 이 드라마가 돈 많은 부잣집 사람들에 대한 환상을 그리겠다는 의도로 비춰진다.
 
신주아가 맡은 박주리는 그야말로 극악스러운 캐릭터다. 새 엄마에게 현미 밥을 해달라면서 아버지가 좋아했던 밥솥을 버렸다고 혀를 끌끌차는 그는 사실 오금성-이강숙(이아현 분) 부부의 가정파괴범이다.
 
그렇다면 이강숙은 어떤가. 남편의 불륜사실을 알고 오열부터 한 그는 목탁을 두들기는 것으로 화를 참아내는 비현실적인 여성이다.
 
◇신주아-임예진-박영규-오대규-김보연-정주연(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MBC)
 
시청자를 자극하는 강도 높은 대사
 
벌써부터 임성한 표 어록이 등장할 지경이다.
 
오로라가 검사 남자친구의 모친과 대면한 장면에서 그 모친은 "다 해봐야 십만 원 밖에 안 되겠네"라며 안하무인격 대사가 나왔다.  
 
오금성이 이강숙에게 이혼을 통보한 장면에서 이강숙은 알몸을 보이며 "마흔 셋에 이 정도 유지하는 여자 봤어?. 누구는 주물러 터트려서 귀찮아 죽겠대. 토끼 주제에"라는 대사가 방송됐다.
 
◇알몸을 드러낸 이아현(왼쪽)과 손창민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또 오로라와 황시몽의 대립 장면에서는 "아무리 상대가 어리더라도 논리적으로 말이 맞으면 들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라는 오로라의 대사는 맞는 말이긴 하지만 웃어른에게 따지듯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는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더불어 왕성(박영규 분), 수성(오대규 분)과 불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내연녀의 나이를 들은 두 사람이 부러워하는 모습이나, 그들이 내뱉은 대사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보다는 그저 자극을 위한 자극으로 보여진다.
 
이와 관련해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임성한 작가는 작품을 만든다기 보다는 방송이 가지고 있는 논란 거리나, 사람들의 시선을 이용해 자극적인 소재로 눈을 끄는 방식을 사용한다. 정상적인 관계나 상황이 발견되지 않는다. 수위도 꽤 높다. 지상파에서 오후 7시에 하는 드라마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성한 작가의 작품은 벌써부터 인기가 높다. 시작부터 시청률 10.2%(닐슨 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덕현 평론가는 "'오로라 공주'는 드라마라고 하기 보다는 '임성한 월드' 그 자체인 것 같다. 마치 게임을 관전하는 느낌이다. 욕하면서도 계속 보게되는 불편한 재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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