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징조?..대형 '악성' 부동산 속속 매각
우림건설 사옥, 정부 이전 기관 보유 부동산 등 대형 물건
2013-05-13 15:56:57 2013-05-13 15:59:58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장기적인 경제 불황으로 처치 곤란으로 애를 먹이던 '악성 대형 부동산'들이 최근 하나 둘씩 새로운 주인을 찾는데 성공하고 있다. 이를 두고 금리가 계속 낮아지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초동 우림건설 사옥은 지난 2일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경매에서 390억원에 낙찰했다. 낙찰자는 우리 F&I 유동화 회사며, 채권자가 입찰에 참여해 유입한 경우다.
 
우림건설 사옥은 올해초 경매에서 460억5000만원의 감정을 받은 초대형 부동산이다. F&I유동화 회사가 단독 응찰해 감정가의 84.7%인 390억원에 낙찰받았다.
 
이 물건은 우림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인 2009년부터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시장에 나왔지만 마땅한 임자를 찾지 못한 말그대로 '악성' 매물이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채권자 측에서 직접 낙찰 받은 후 명도와 임대 등으로 건물을 정상화시켜 적절한 시기와 금액에 일반매매로 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교대역 인근 우림건설 사옥(사진제공:지지옥션)
 
지방 이전은 결정됐지만 종전 부동산이 매각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던 행정기관도 최근 매각작업에 활기가 일고 있다.
 
세종시로 이전하는 한국법제연구원은 지난달 서울 서초구 소유 부동산을 125억원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경남으로 이전하는 한국시설안전공단과 한국세라믹기술원도 각각 경기 안산시와 서울 금천구 소재 부동산을 119억5000만원과 638억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매각을 추진해 오던 이들 부동산은 지금까지 6~7회씩 유찰돼 왔다. 금융 위기 이후 경제 전반적 불황에 초대형 사무용 부동산을 감당할 수 있는 매수자가 없어 매각이 쉽지 않았지만 지난달에만 총 882억5000만원 규모의 자금이 움직였다.
 
주목할 것은 지금까지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이 매입을 이뤘던 것과는 달리 지난달 매각된 3개 부동산은 모두 민간이 매입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번 3건의 매각이 공공기관 종전부동산 매각 활성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정부산하기관에도 희소식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형 부동산 매각 움직임은 저금리 기조와 관계가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50%로 0.25%p 낮췄다. 시중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뜻하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은행은 예·대금 이율은 연쇄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4일 NH농협은 정기예금 금리를 0.2%~0.3%p 인하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이번주 중 금리를 이하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으며, 상당수 은행들은 추이를 지켜본 뒤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찬 가온 AMC 대표는 "기업이나 대형 투자자들은 돈이 없었다기 보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돈을 묵혀뒀던 부분이 있었다"며 "일부 매물은 가격이 많이 떨어진 부분도 있지만 돈을 은행에 두는 것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를 찾아 돈이 도는 모습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또 "대규모 자금들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부동산을 찾아 왔듯 부동산 규제 완화와 함께 일반 부동산시장도 꽉 막혀있던 돈맥경화가 서서히 풀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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