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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성장둔화에 환율까지..정유업계 2분기 실적에 '그늘'
2013-05-03 13:59:00 2013-05-03 14:01:34
[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국제유가와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2분기 실적에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 우려로 2월 초 배럴당 112달러하던 국제유가가 5월들어 100달러 밑으로 하락하고 있고, 1분기말부터 시작된 원화강세에 따른 손실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는 것이다.
 
정유업계는 '30% 가까이 되는 국내 고도화율'과 '미국 중심의 경제회복 기대감'으로 2분기 장밋빛 실적을 전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증권가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난 1분기말부터 시작된 국제유가 하락세가 2분기에도 이어지면서 10년만에 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지난해 2분기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석유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유조선에 선적하고 있는 모습.(자료제공=GS칼텍스)
 
2일 현재 두바이유는 유럽 금리 인하와 미국 주요 경제 지표 상승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했지만 지난 1일 97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10년만에 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정유업계는 지난해 2분기 국제유가가 배럴당 94달러까지 하락하면서 석유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영업손실이 커졌다. 당시 SK이노베이션과 S-Oil의 영업손실액은 각각 1054억원, 161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 역시 연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5달러까지 하락해 재고평가손해가 커지면서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수익구조에서 석유사업 부문은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2분기 말인 6월까지 국제유가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실적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자체 석유정제능력을 늘리면서 수입 비중을 줄이고 있어 국내 정유업계 수출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며 "중동이나 남미, 호주 등 수출 대상국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유럽은 영국을 중심으로 브렌트유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미국을 중심으로는 WTI유가 장악하고 있는 등 대륙별 진입장벽이 높아 여의치 않다"고 덧붙였다.
 
환율 역시 정유업계 실적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분기 S-Oil(010950)은 분기말 환율 하락으로 1305억원의 환 관련 손실을 기록하며 기업의 실질적인 이득을 나타내는 당기순이익이 14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급감했다.
 
게다가 분기말 재고평가에서도 환율 약세는 악영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정유사들은 환율 약세가 악재가 된다.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셰일가스도 정유사들의 실적 반등 방해 요소로 꼽히고 있다. 석유화학의 원료인 에틸렌을 셰일가스 기반으로 생산하면 기존 원유 기반 방식보다 절반 가까이 생산비를 줄일 수 있어 가스기반 제품들과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051910) 등 국내 정유·화학 기업은 셰일가스가 화학산업에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을 인정하면서도 시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점은 오는 2017∼2018년쯤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과 30일 SK이노베이션(096770)S-Oil(010950)이 각각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에 비해 감소한 초라한 실적을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5.5% 감소한 18조1082억원, 6975억원을 기록했다.
 
S-Oil은 1분기 매출액 8조136억원, 영업이익 326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3%, 13.8%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 원인을 글로벌 경기 불황에 따른 윤활기유 사업부문 부진과 국제유가 하락으로 꼽았다.
 
조은기 SK에너지 경영기획실장은 "연초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석유사업의 정제마진 회복과 비석유사업의 고른 실적에 힘입어 평년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으나, 중국발 악재 등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2분기에는 퓨어오일(벙커유)을 수입해 고도화 시설에 넣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해 유가가 약세가 되더라도 견조한 수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S-Oil 관계자도 "계절적 성수기는 끝났지만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경제상황이 개선되고 있어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2분기 실적이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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