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세진기자] 신용평가사 피치가 재정적자를 이유로 영국의 최고 신용등급을 박탈했다.
또한 피치는 영국의 오는 2015~2016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규모도 10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투자자들의 심리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고 있어서 신용등급 강등 후에도 영국의 국채금리는 여전히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세계 최고 신용등급 영국의 '굴욕'
피치는 20일(현지시간) 영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으며 향후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피치는 성명을 통해 영국의 경제전망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 부채 부담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며 신용등급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영국의 GDP 대비 국가 채무는 현재 90%이지만 오는 2015년경에는 101%까지 늘어날 것으로 피치는 보고 있다.
다만, 그동안 영국 경제가 최고의 신용도를 유지해 왔던 것이 안정적인 전망의 근거로 제시됐다.
이로써 영국은 3대 신용평가사 중 무디스와 피치 두 곳으로부터 신용등급을 강등당했다.
무디스는 지난 2월 영국의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또 나머지 한 곳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 역시 향후 전망을 '부정적'으로 밝혀 하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리플 딥 현실화?
등급 강등과 함께 피치는 올해 영국의 경제성장률을 1.5%에서 0.8%로 하향 조정했다.
영국 예산책임처 역시 올해 성장 목표를 지난달 1.2%에서 0.6%로 축소했으며, 국가 채무가 줄어들 시기를 오는 2017년경으로 지난달 예상했던 것보다 1년 늦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 경제가 삼중경기침체, 트리플 딥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외신은 오는 25일 발표 예정인 국내총생산(GDP) 지표는 영국 경제가 트리플 딥에 빠질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현재로선 영국이 이 같은 최악의 상황은 면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25일 발표되는 1분기 GDP가 플러스로 돌아서 0.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는 "2월 산업생산이 크게 늘어나는 등 긍정적 신호도 적지 않다"며 "최악의 트리플 딥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책 변화는 없을 듯..시장 영향 '제한적'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신용등급 강등에도 긴축안을 완화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근 5일간 영국 10년물 국채금리 추이(출처:마켓워치)
오스본 장관은 "채무부담을 덜기 위해 긴축안에 수정이 가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비롯한 주요국 인사들이 긴축을 완화하지 않으면 성장도 어렵다고 경고하는 등 신용등급 강등으로 긴축완화에 대한 압박은 가중될 전망이다.
시장의 반응도 무덤덤해 신용등급 강등이 시장에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외신의 조사결과 투자자들의 53%는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영국의 10년만기 국채금리는 1.66%로 안정된 수준을 보였다.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파운드화는 1.5241달러에 거래됐다.
빅키 레드우드 캐피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용등급 같은 이슈는 큰 밑그림에서 보면 경제에 그다지 심한 균열을 주지 못한다"며 "다만 시장의 관심은 실물 경제가 언제 회복되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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