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인터뷰)민주통합당 박범계 의원
2013-04-09 13:22:07 2013-04-09 13:24:48
앵커: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급 고위 공직자들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잇따라 낙마하면서 사상 초유의 인사대란이 벌어졌습니다. 청와대의 ‘부실 인사시스템’이 도마에 올랐지만, 책임있는 해명과 사태해결을 위해 고민하는 모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더욱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일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이 강행되면서 '청문회 무용론'이 제기되는 등 현 정부의 인사문제가 정치권의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 토마토인터뷰에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과 함께 고위공직 후보자들의 자격논란과 현 정부의 인사시스템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박 의원님 안녕하세요. 박한철 헌재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어제와 오늘 이틀 동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 의원님께서는 인사청문회특위 위원으로 직접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고 계신데, 박 후보자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박 의원: 박 후보자는 2010년 7월 검사장에서 물러나 그해 9월부터 헌법재판관에 지명되기 전까지 대형 로펌인 김앤장에서 근무하면서 4개월 동안 총 2억 4500만원, 월평균 6000만원의 급여를 받았습니다.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당시 이 부분이 가장 논란이 되었으나 박 후보자는 법조 이외의 부문과 비교하면 액수가 과도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반박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새정부의 회전문 인사에 대한 논란이 컸음에도 또다시 고위공직자 퇴임 후 대형로펌에 진출했던 인사를 헌법수호기관인 헌재소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임명한다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일입니다.
 
대검 공안부장을 지낸 후보자가 헌재소장에 적합한 지도 문제입니다. 박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초기 대검 공안부장으로 있으면서 촛불 집회 진압을 진두지휘했고, 당시 ‘구속수사’와 ‘강경대응’을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후보자는 ‘미네르바’ 사건을 맡아 기소를 지휘했지만 이후 헌재에서 위헌판결을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서울광장 차벽봉쇄’ 사건에 대해 다수의견은 위헌이었으나 소수의견으로 합헌의견을 내는 등 보수성향을 보였습니다.
 
앵커: 박한철 후보자도 재판관 재임 이전 4개월여 동안 ‘김앤장’에 근무했던 것이 인사청문회에서 문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번 정부에서 ‘김앤장’ 출신들의 고위직 대거 임용 문제, 어떻게 보십니까?
 
박 의원: 박한철 헌재소장 후보자, 윤병세 외교부 장관, 조윤선 여성부 장관, 한만수 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조응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김앤장 출신입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법무법인 로고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태평양 출신입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고위공직자들의 퇴임 2년 이내 재취업 금지 대상 사기업을 ‘자본금 50억원 이상, 연평균 외형거래액 150억 이상’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매출은 많아도 자본금은 적은 로펌들이 제한 대상에서 제외된 탓에 김앤장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대기업의 이익을 변론하는 김앤장과 같은 대형로펌들이 퇴임한 고위직 공무원들을 싹쓸이 해 소속변호사 내지 고문으로 두면서 관료조직과 사법조직을 연계시키는 게 문제입니다. - 대기업 이익이 법과 제도로 관철될 수 있는 ‘삼각동맹’ 형성돼 있는 것입니다.
 
앵커: 결국 박근혜 정부의 인사시스템의 문제라는 것인데요. 한만수 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자진사퇴, 김병관 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자진 사퇴, 김학의 전 차관의 사퇴 등 인사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박 의원: 현 정부에서 낙마한 대표적인 고위공직자들은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후보자,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김학의 법무부 차관 등입니다.
 
김 차관을 둘러싼 논란은 이미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소문을 접하고 검찰과 경찰에 확인작업까지 벌였으나 당사자가 강력 부인하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리고 임명을 강행한 것으로 전해져 민정수석실 책임론이 제기됐습니다.
 
더욱이 허태열 비서실장이 잇단 인사실패에 대해 김행 대변인을 내세워 사과문을 대독한 것을 두고 비난 여론이 대두되기도 했습니다. 건전한 자기반성이 아닌 쇼를 벌인 것이구요,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의 인사시스템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박 의원: 박근혜 대통령이 신비주의와 비공개 인사스타일을 버려야 합니다. 청와대가 사전 검증절차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인데요. ‘깜짝 인사’에 치중하지 말고 사전에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후보군에 대한 철저한 사전 검증 절차를 통한 인사가 필요합니다. 미리 후보들을 언론에 공개해서 언론과 여론을 통한 검증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앵커: 요즘 인사청문회 시즌이라 국회가 상당히 바쁘다고 들었습니다. 박의원님께서는 오늘 헌재소장 인사청문회하고 계시지만 지난주에는 또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하셨지요? 오랜만에 도덕성 검증이 아닌 자질, 정책검증에 초점이 맞춰진 청문회다운 청문회였다는 평이 있더군요.
 
박 의원: 채동욱 후보자는 재산형성이나 병역 등 도덕성 문제에 있어서는 거의 흠결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야당의원으로서는 후보자의 검찰개혁에 대한 소신, 고위 공직자 성접대 사건, 원세훈 전 국정원장 고소, 고발 사건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의지 등을 검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돼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인사잡음을 ‘인사청문회 제도’ 탓이라 보고 제도를 손보겠다고 했지만 채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청렴함과 도덕성을 갖춘 후보자의 경우 정책청문회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국민의 실망은 제도 탓이 아니라 잘못된 인사 탓이라는 점을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검찰총장 후보자도 검찰개혁과 관련해서 상당히 전향적인 의견을 내놨다고 하는데, 검찰개혁 어떻게 보십니까?
 
 
박 의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상설특검제, 특별감찰관제 실시, 중수부폐지, 검사장급 인원 축소, 검찰인사위원회 확대, 비리검사 퇴출 등의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이 중에서 상설특검제와 특별감찰관제에 대해 국민들이 많이 궁금해 하고 있는데요.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친인척, 고위 공직자 등에 대해 상시적으로 이들의 비위행위 등을 감찰하도록 하여 감찰결과 비위사실이 확인되면 상설특검에 고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집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감찰 대상에서 국회의원을 빼자는 입장이지만, 국회 쇄신 차원에서도 국회의원을 넣어야 합니다.
 
상설특검은 특별감찰관이 고발한 사건과 검사가 수사를 끝낸 사건이라도 부실?미흡하다는 판단이 드는 사건의 경우 따로 법안을 제정하지 않더라도 국회결의에 의하여 특검을 실시하는 것입니다.
 
앵커: 채 후보자는 중수부 폐지 이후 일선청에 TF를 구성하겠다고 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 의원: 그동안 중수부가 기업비리를 수사하면서 ‘고구마 줄기’처럼 정•관계 비리를 캐냈던 전례에 비춰보면 이 방안은 수사 효율성이나 인력 규모 측면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대형 특수수사는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중앙지검에서 대부분 담당하게 될 것으로 관측되는데, 이 경우 서울중앙지검장의 힘이 비대해지고 정권의 입김을 막을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또 다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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