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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전부터 '버스폰'..이통사-제조사, 양보는 없다
"단말기 출고가 낮춰야" vs. "이통사가 보조금 주도권"
2013-02-20 16:42:03 2013-02-20 16:44:26
[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17만원 짜리 갤럭시S3와 18만원 짜리 옵티머스G 등에 이어 오는 21일에 출시 예정인 옵티머스G 프로(출고가 96만8000원)가 출시 전부터 할부원금 68만원에 예약판매되고 있다. 또 지난 7일 출시된 베가 넘버6(84만9000원)는 현재 3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이제는 출시 전부터 버스폰(갈아타기 쉬운 버스처럼 할부원금이 저렴해 통신사를 변경하기 쉬운 휴대폰)이 되는 휴대폰이 나올 정도로 보조금이 횡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는 서로에게 해결의 책임을 미루고 있다.
 
지난 2010년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시장에서의 과열경쟁을 막고 이용자 차별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조금 상한선을 27만원으로 규제했다.
 
하지만 휴대폰 출고가가 100만원 전후의 고가로 형성되자 고객들은 27만원에 불과한 보조금만으로는 휴대폰을 사지 않게 됐고 영업을 해야 하는 이통사는 보조금 경쟁을 통해 좀 더 저렴하게 팔아야 고객을 유치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지난해 17만원에 판매된 갤럭시S3를 시작으로 할부원금이 20만원 전후인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이 활황세를 띄자 '보조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느냐'가 고객들의 중요한 스마트폰 선택조건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방통위의 보조금 규제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상한액을 올려 보조금의 현실화를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방통위는 보조금 상한액 변경주장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매년 각사별 영업보고서를 확인하고 보조금 상한액을 바꿀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아직 영업보고서가 나오지 않았다"며 "보조금 상한액 변경에 대해 검토할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이통사와 제조사에 대해서도 한발씩 양보해 합리적인 휴대폰 시장 조성에 일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양측은 서로를 지적하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이통사는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3000만명을 훌쩍 넘은 요즘 휴대폰 요금의 현실화를 위해서는 단말기 출고가부터 낮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출고가를 낮춰야 한다"며 "지나치게 높은 출고가 때문에 과도한 보조금이 성행하는 것"이라고 제조사를 비판했다.
 
100만원인 단말기에 방통위가 말하는 보조금(27만원)을 얹어줘도 고객들은 70만~80만원에 달하는 고가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선뜻 지갑을 열 수 없다는 논리다.
 
반면 제조사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한 국내 휴대폰 제조사 관계자는 "지금 보조금이 요동치는 현상은 대리점이나 판매점에 리베이트를 제공해 이를 운용하는 이통사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며 "제조사가 출고가를 낮춘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현재의 휴대폰 유통구조는 제조업계나 통신업계 등 한쪽의 의지로 형성된 것이 아니어서 누구 하나가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업계 전체의 노력을 촉구했다.
 
◇LG전자의 옵티머스G 프로(왼쪽)와 팬택의 베가 넘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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