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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KJ프리텍, 쟁점은 '무선충전 상용화'
내달 4일 주총서 표 대결..백기사 vs.흑기사
2013-02-18 17:58:19 2013-02-18 18:00:52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정보기술(IT) 부품 기업인 KJ프리텍(083470)과 애니콜 신화를 이룬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
 
내달 4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양측은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통한 지분모으기에 한창이다.
 
본격적인 표대결에 앞서 양측은 지난 15일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서 발표와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에 대한 진정서의 검찰제출 등을 밝히며 서로의 경영부실 리스크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주총앞둔 KJ프리텍, 표 대결 승자는
 
현재 KJ프리텍의 최대주주는 총 17.22%(24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이기태 전 부회장이다. 총 7.4%를 보유한 홍준기 대표이사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포함해도 지분율은 12.61%에 그쳐 열세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 2011년 7월 유상증자를 통해 KJ프리텍의 주식 200만주를 확보한 이후 추가 매수를 통해 현재 240만주까지 늘렸다.
 
우선 가장 큰 변수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총 8.28%를 보유하고 있는 김상호(5%)씨다.
 
홍 대표와 김상호씨의 지분을 합하면 지분율이 20.89%까지 높아져 이 전 부회장의 보유지분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4일 주주총회에서는 치매치료기 판매사업과 무선충전기 활용 사업 등 신규 사업의 정관 포함과 함께 5명의 사내이사, 1명의 감사에 대한 선임 등을 담은 주주제안이 의결될 예정이다.
 
주주제안 통과를 위해서는 주총 참석자 3분의 2가 안건에 동의하고, 참석자의 보유주식이 총발행주식의 3분의 1이 되어야 통과된다.
 
회사측은 "현재 실적개선과 함께 국내 주요 고객사로부터의 투자 유치를 협의중"이라며 "우리사주를 포함해 기관 보유 지분에 대한 행사를 통해 유동성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고 밝히며 지분 위임을 호소했다. 
 
이 전 부회장은 소액주주 운동 전문업체인 네비스탁을 통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서를 밝히며 주총에서의 표대결을 준비중이다.
 
이에 따라 주총 쟁점은 이 전 부회장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여부와 신성장 동력을 통한 KJ프리텍의 지속경영 가능성에 모아지고 있다.
 
◇백기사냐 vs. 흑기사냐
 
이 전 부회장측의 대리를 맡고있는 네비스탁은 지난 15일 권유서를 통해 "이 전 부회장이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40억원을 투입하며 유동성 위기를 해소시켰고, 압박을 받고있던 대출금 상환유예와 추가 대출을 이뤄내는 등 영업지속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네비스탁은 "경영진이 주식과 경영권 양수도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사건과 잦은 최대주주 변경, 공시 불이행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과 시장 신뢰 등 상당한 피해를 가져왔다"며 "매출비중이 높은 백라이트유닛(BLU) 부문에서도 특정기업에 매출이 집중되는 등 의존도가 높아 신규사업 발굴을 통한 수익성 개선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이 전 부회장의 긴급자금 지원이나 유동성 위기 해소 노력은 사실이며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이 전 부회장이 자신의 지분에 대한 개런티를 요구하는 등 지속적인 회사 경영에 대한 의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오히려 "보유지분이 보호예수 기간이후 실물 인출된 후 주식매집을 위한 담보제공으로 활용됐다는 소문도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며 적대적 M&A를 위해 법률상 주요한 의무를 위반한 것은 물론 경영상황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회사의 실적 개선에 대해서도 양측이 엇갈린 견해를 내보였다.
 
네비스탁측은 "이 전 부회장이 전문 경영인력을 파견해 경영정상화를 지원했다"며 이기태 효과에 의한 실적 개선을 강조했다.
 
반면, 회사측은 지난해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낸 것은 "이기태 효과에 따른 것이 아니라 부실거래선 정리를 통한 내실경영과, 공장자동화, 고객사의 매출증가와 경쟁업체의 백라이트유닛(BLU) 사업 포기에 따른 매출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이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면 주고객선이자 전략적인 BLU 벤더로 회사를 육성하려는 LG디스플레이측에서 거래관계를 제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며 "지속적인 사업 영위측면에서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기태 전 부회장측은 언론을 통해 주식에 대한 프리미엄 보장을 요구했다는 회사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명백한 허위사실로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무선충전 사업성 있나, 없나
 
지분대결 이외에도 주목을 끄는 것은 이 전 부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한 무선충전기술과 치매관련 사업의 상용화 가능성이다.
 
홍 대표는 "이 전 부회장이 투자조건으로 신기술인 무선충전기 기술의 상용화를 요구해 LG전자와의 제안 연결을 요청했다"며 "이후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에서의 수차례 사업설명에서 사업성이 결여됐다는 결론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전 부회장이) 독자적이라고 주장하는 무선충전기술은 이전 LG나 노키아, 삼성이 개발 출시하고 있는 제품과 차별성이 없어 고객이 없는 사업일 뿐"이라며 "사업관련 계획도 이전 보도 이외의 내용을 벗어난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도 "자유유도방식의 무선충전기술은 이미 국제 표준이 확보된 상태로 넥서스에서 출시되는 등 연내 상용화가 진행중이고 자기공명방식은 아직 개발이 진행되는 상황"이라며 "이들 기술개발 초반의 관심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추가적인 기술개발과 신규사업의 여지는 크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치매치료기 사업 역시 막대한 투자비용과 장기간 개발을 이유로 사업 진행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홍 대표는 "이번 주총 대결은 이 전 부회장의 사업제안(무선충전기와 의료 디비아스 사업)에 대한 회사의 결정을 인수를 통해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회사에 대한 적대적 M&A를 성공시킬 목적으로 실물주식 인출과 담보제공, 주식매집, 시세조종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네비스탁측은 "주주들의 발전적 논의는 바람직하지만, 감정싸움이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은 옳지 않은 방향일 것"이라며 "주주들 스스로가 회사발전을 고려한 양측의 주장을 선별해 의결권을 꼭 행사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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