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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보조금, 이제 그만!)터무니없이 비싼 '폰가격'이 문제
(기획)②이통·제조사, 보조금 전제로 값 책정.."단말기 거품 심각"
2013-01-31 08:00:00 2013-01-31 08:00:00
[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갤럭시S2 할부원금 0원 / 갤럭시S3 할부원금 15만원 / 갤럭시 넥서스 0원 / 갤럭시노트2 할부원금 64만원…'.
 
한 인터넷 공동구매 사이트에 올라온 번호이동 휴대폰 판매 조건이다.
 
소비자들은 출고가 대비 할부원금을 기준으로 휴대폰을 선택한다. 예를들어 갤럭시 S3의 출고가가 99만4000원임을 감안하면 할부원금 15만원은 매우 저렴한 기준이 된다.
 
휴대폰 가격이 높을수록 소비자의 부담은 커져 이통사가 보조금을 지원해야 하는 구조가 고착화된다.
 
이런 이유로 방통위의 영업정지라는 큰 제재에도 불구하고 80만원 이상의 보조금이 포함된 휴대폰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폐쇄적 단말시장..고가 위주 일부제품만 출시
 
전문가들은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이 대부분 100만원 내외로 책정되는 등 높은 단말기 출고가를 문제로 지적한다.
 
높은 출고가로 단말기를 내놓기 때문에 단말기 보조금 경쟁이라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폐쇄적인 우리나라 단말기시장도 한몫한다.
 
국내 단말기제조사는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는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한국시장에는 일부 제품만 출시하고 있다.
 
제조사가 스마트폰에 기능을 추가하거나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휴대폰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의 경우 새로운 디바이스가 나온다고 가격이 오르지 않지만 국내 제조사는 새로 출시될 때 마다 자꾸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아이폰은 1년이 지나면 출고가를 내리지만 국내 단말은 거의 그대로인게 문제"라고 밝혔다.
 
◇이통사-제조사가 '조정'하는 출고가가 거품의 원인
 
보조금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의 가격 현실화가 필수적이다.
 
이통사들은 고가 단말을 출시하는 제조업계가 단말기 가격 거품의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과도한 경쟁에 따라 한 업체가 보조금을 주면 다른 업체가 안 줄 수 없는 구조"라며 "100만원 출고가를 다 내고 단말기를 구매할 고객이 많지 않아 보조금은 필수가 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100만원에 육박하는 단말기 가격은 원가에 비해 2배이상 높다고 본다"며 "이처럼 부풀려진 단말기 가격때문에 보조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제조사 측은 "유통구조상 제조사가 이통사를 배제하고 직접 판매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사실상 단말기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영향력은 이통사가 가지고 있댜"고 반박했다.
 
지난해 3월 공정위의 조사에서도 밝혀졌듯이 현재 우리나라 스마트폰 가격은 이통사와 제조사의 불공정행위로 인해 상당부분 부풀려져 있다.
 
당시 공정위는 휴대폰 가격을 부풀린 후 보조금을 지급해 고가품을 '할인판매'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한 이통3사와 휴대폰 제조3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보조금 지급을 전제로 단말기 공급가와 출고가를 책정하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진 것이다.
 
김은기 숭실사이버대 교수는 "제조사와 통신사가 짜고 출고가를 높여 놓고서는 보조금으로 할인해주는 척 하는게 문제"라며 "보조금 자체를 없애면 거품이 빠져 장기적으로 단말기 가격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구 미디어시민모임 대표는 "제조업체의 비싼 출고가도 문제겠지만 보조금 논란은 이통사에 더 큰 책임이 있다"며 "비싼 단말기 가격을 핑계로 기본요금을 높게 책정하는 등 이통사의 정책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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