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정부에 바란다)③투자재원 민간으로 다양화해야
2012-12-05 08:00:00 2012-12-05 08:00:00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기술 경쟁력은 있으나 자금과 경영능력이 부족한 설립초기의 기업에 투자해 위험을 함께 부담하는 '벤처캐피탈'은 지난 1986년 창업지원법, 신기술금융지원법이 제정되면서 벤처기업들의 동반자 역할을 담당해왔다.
 
특히, 장기간 높은 사업 위험으로 인해 은행 등 일반 금융기관들이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벤처캐피탈은 벤처기업들의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기업의 성장은 물론 해당 기업의 고용창출을 견인하는 등 국가경제 발전에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외악재에 고질적인 업계의 관행과 정부의 규제 등으로 '벤처기업 지원'이라는 본래의 취지가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벤처캐피탈의 순기능을 저하시키는 원인을 파헤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은 알아본다. [편집자주]
 
"미국 등 선진국 수준으로의 벤처투자규모가 되려면 3조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기업, 기관투자자 등 민간 투자자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
 
향후 벤처캐피탈이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한 업계 관계자의 답변이다. 통상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재원은 모태펀드, 정부, 국민연금, 주택금융공사 등 공적자금이 출자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모태펀드 등 공적자금은 민간자금의 탐색비용을 줄여주고, 출자를 유인하는 등 벤처 생태계의 키 플레이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벤처 생태계가 제대로 잘 돌아가려면 공적자금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대기업과 금융회사와 같은 기관투자자 등 민간으로의 출자가 다변화돼야 하고, 이들의 출자를 막고 있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GDP대비 벤처투자비율 0.09% 불과
 
일반적으로 벤처투자의 재원은 모태펀드, 정부기금, 국민연금, 정책금융공사 등 공적자금과 일반법인, 벤처캐피탈이 출자해 마련된다.
 
문제는 벤처기업을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벤처투자 규모가 작다는 점이다. 지난 200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대비 벤처투자비율이 이스라엘과 미국이 각각 0.45%, 0.17%인 것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0.09%에 불과하다.
 
한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벤처기업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벤처투자 규모가 현재 1조원에서 3조원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벤처투자의 재원에서 공적자금 외에 대기업, 은행, 보험사 등 일반법인의 출자 비중이 저조한 점도 벤처투자 발전에 한계로 지적된다.
 
 
실제로 지난 10월 벤처캐피탈협회가 발표한 '벤처캐피탈 최근동향 및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신규로 결성된 조합의 조합원별 출자비중은 모태펀드가 1685억원을 출자하는데 힘입어 정부·기금이 39.9%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일반법인 17.6%, 벤처캐피탈과 연금·공제회가 각각 14.7%, 금융기관(정책금융공사) 7.6% 등이었다.
 
정부·기금과 연금·공제회, 금융기관 등 공적자금의 비중이 62.2%에 달하는데 반해, 대기업, 은행, 증권 등 일반법인의 비중은 17.6%에 불과하다.
 
특히, 투자 회수기간의 장기화와 투자리스크를 이유로 일반법인 등 민간 투자자의 벤처투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08년 36.8%였던 일반법인의 벤처펀드출자 비중이 2009년 21.5% ▲2010년 16.1% ▲2011년 14.8%로 매년 줄고 있다.
 
결국, 국내 벤처캐피탈 산업이 선진국 수준으로 성장하고, 시장실패영역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 외에도 민간 투자자의 참여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한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현재 벤처펀드시장에는 정부, 연기금 등 공적자금만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공적자금이 안정적인 출자이긴 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벤처기업이 지속적으로 자금을 수혈받기 위해서는 대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출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기업·기관투자자 중심 벤처투자 시스템 구축해야
 
이처럼 국내 벤처캐피탈이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나 금융기관 등 민간 중심의 벤처투자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 이들을 벤처펀드시장으로 끌어들일만한 유인책이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벤처캐피탈업계는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금융기관, 보험사, 일반법인 등 민간투자자에 대해서도 세제혜택을 부여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현재는 기금 관리자, 공제회 등에 대해서만 벤처펀드를 통해 창업자(7년이내 기업), 벤처기업에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한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대기업이 벤처펀드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것도 세제혜택과 같은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이라며 "연기금과 공제조합의 경우 세제혜택 있지만, 대기업의 경우엔 양도소득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벤처펀드 출자와 관련된 은행 및 보험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은행의 경우 현행 은행법상 벤처투자조합에 대한 출자 비중이 15%로 제한돼 있어 은행의 자금이 벤처펀드시장으로 유입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은행과 보험사가 벤처펀드에 출자할 경우 벤처펀드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400%로 적용하는 규정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은행의 입장에서는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금액의 약 400%를 내부충당금으로 쌓아야 하는 부담이 너무 커 규정 완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보험에서 벤처투자를 할 경우 무수익자산으로 분류돼 일반 대출에 비해 4배 이상의 충담금을 쌓아야 한다"며 "벤처투자가 리스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4배 이상의 충당금은 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