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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선정 올해의 '10대 뉴스'는
2012-11-29 17:25:10 2012-11-29 17:26:55
[뉴스토마토 증권팀] 경기침체가 전 세계 경제에 암운을 드리운 올해는 증권업계 입장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도 고통스러운 한 해로 기억될 듯 싶다.
 
주요 수익기반인 주식거래 대금이 급감하면서 실적이 악화된 증권업계는 지점 통폐합과 인력구조조정 등 불황의 한파가 매섭게 몰아쳤다.
 
주식시장 침체 속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관심을 모았던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글로벌 투자은행(IB) 육성이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결국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해 주식워런트증권(ELW) 부당거래 소송에 이어 올해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과 소액채권 수익률 담합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증권업계의 위상은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반면 스마트폰 활성화로 인해 갈수록 시장이 커지고 있는 모바일트레이딩과 저금리 기조속에 주목받고 있는 채권, 은퇴시장 등은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고난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증권업계가 선정한 주요뉴스를 중심으로 올해의 10대 뉴스를 정리했다.
 
◇증권업계 불황의 긴 터널
 
올 상반기(4~9월) 증권사 61곳의 당기순이익은 674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5% 감소했다.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급감한 것은 상반기 주식거래 대금이 808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0%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지점 통폐합이나 인력구조조정을 통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증권사 지점 수는 작년 말 1790개에서 9월말 현재 1695개로 95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 임직원 수는 4만4404명에서 4만3085명으로 1319명 줄었다. 지난 9월 통합법인을 출범한 한화투자증권은 200여명의 희망퇴직을 받았고, 금융투자협회도 최근 30명의 희망퇴직을 완료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 불발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5개 증권사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를 기대하며 지난해 말 3조6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업계의 기대와 달리 글로벌 투자은행 육성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는 결국 차기 정권의 몫으로 남겨졌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여야 간 이견으로 국내 투자은행(IB) 활성화, 대체거래소(ATS) 설립 등 알맹이가 빠진 채 지난 22일 법사위원회에 상정됐지만 결국 그마저도 통과되지 못했다.
 
◇주식 '지고' 채권 '뜨고'
 
주식시장은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채권부문은 증권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저금리 상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채권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12월 3조785억원에서 올해 9월 7조원을 기록해 약 4조원 가량 급증했다. 과거 채권시장이 외국인과 기관 전유물이었다면 최근에는 개인의 직접투자가 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신용등급이 상향된 데 이어 정부 수립 후 처음으로 국고채 30년물이 발행돼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모바일트레이딩 고속성장
 
스마트폰 보급 활성화로 인해 증권사마다 모바일트레이딩스템(MTS) 시장을 잡기 위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모바일 주식거래 비중은 2009년 1.38%에서 올해 10월 현재 누적기준으로 7.3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의 모바일 거래비중은 2.56%에서 13.90%로 급증했다.
 
◇펀드시장 침체 지속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 100조원이 붕괴되는 등 펀드시장의 침체가 지속됐다. 수익증권 잔고는 설정원본 기준으로 작년 말 104조2000억원에서 올 10월 현재 95조7000억원에 머물러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상반기(4~9월) 펀드시장 침체로 인해 적자 운용사가 전체의 4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82개 자산운용사 중 국내사 23개사와 외국계 10개사 등 총33개사(40.2%)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신뢰도 추락
 
증권업계는 지난해 ELW 스캘퍼 특혜소송으로 고역을 치른데 이어 올해는 CD와 채권금리 담합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신뢰도에 커다란 흠집을 남겼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7월 대출 지표금리로서 사용되는 CD금리가 다른 금리에 비해 변동이 거의 없는 점에 대해 담합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됐다. 또한 최근 증권사들이 2004년부터 약 7년 동안 아파트 등기, 자동차 등록, 사업면허 과정에서 발생된 소액채권 수익률을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국민주택채권 등 소액채권 제출 금리를 사전에 합의해 매매수익률을 극대화함으로써 부당 이득을 취한 20개 증권사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192억3300만 원을 부과했다.
 
◇은퇴시장 자산관리 붐
 
100세 시대로 불리는 고령사회 진입이 빨라지면서 은퇴이후 삶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개인형퇴직연금(IRP)이 주목받았다. IRP는 기존 개인퇴직계좌(IRA)와 달리 가입을 의무화하고 기존 퇴직연금 가입자는 물론 일반 근로자도 언제든지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또한 은퇴자들이 시중금리에 알파 수익률을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글로벌 국채와 안정형 랩 등 특화된 금융상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로존·美 재정절벽 우려
 
오랫동안 전 세계 금융시장의 악재가 되고 있는 유로존 재정위기는 여전히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유로존 경기침체와 함께 중국, 미국의 수출 감소까지 나타나면서 유로존 이슈에 대한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 그리스 뿐만 아니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주변국으로 위기가 확산되고 있고 해당 국가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미국 재정절벽 우려와 함께 전세계 증시의 침체를 유발하고 있다.
 
◇미국 제3차 양적완화
 
미국이 제2차 양적완화(QE2) 종료 이후 QE3 시행여부를 놓고 증권시장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지난 9월 결국 시행이 결정됐다. 하지만 QE3 시행 결정은 QE2가 성공하지 못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향후 양적완화 정책이 유발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로존, OMT 프로그램 구체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7월 "유로존 방어를 위해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9월에 '무제한 채권매입(OMT)' 프로그램으로 구체화하면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ECB가 1조유로가 넘는 장기대출프로그램(LTRO)를 통해 은행유동성 부족을 해소했지만 불안정성은 여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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