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머지않아 재건축이 될 것을 알고 왔지만 막상 실제로 재건축이 빨라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씩 걱정이 된다. 실제 이주까지 아직 시간이 많다고 하지만 가진 게(전세보증금)이 많지 않아 그냥 기다리고 있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지지부진하던 개포주공 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서울시의 ‘소형30%룰’을 받아들이며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가속이 날 때마다 얼굴에 그늘이 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전·월세 세입자다.
서울시는 지난 7일 제20차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하고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정비계획안을 조건부 통과시켰다. 소형비율 20%를 고집하던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은 시의 요구인 60㎡이하 소형주택비율 30%를 수용키로 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 개포2·3·4 및 개포시영 등 4개 단지는 기존 20%대 소형주택비율을 서울시의 요구대로 30~34.7%까지 끌어올려 서울시 도계위에서 정비계획안이 통과시킨 바 있다.
서울시 벽에 막혀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이 재정비되고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근심을 털어낸 듯한 조합원들과는 달리 세입자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쌓이고 있다. 현재 개포주공 아파트 전세보증금으로는 인근에서 마땅한 전셋집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개포주공1단지 전용 49.56㎡는 1억1000만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들였다. 전용 56.57㎡는 1억5000만원에 전세계약됐다.
바로 옆 도곡동 삼성아파트 54.81㎡는 3억2500만원에 세입자를 맞이했다.
재건축 추진 아파트를 제외하면 이 일대에서 개포주공 전세보증금으로는 원룸 오피스텔을 제외하고 전셋집을 구할 수 없다. 서울 전역으로 시선을 넓혀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한강이남 11개구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3억749만원이다. 강북14개구는 2억1885만원이다. 서울에서 다른 아파트를 찾아 떠나기 쉽지 않다. 경기도 역시 1억5533만원에 달한다.
현재 개포주공은 추진위~조합설립 단계로 통상 이주까지는 앞으로도 5년~10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 단지가 시공사를 확정한 상태라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 특히 최근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2년 유예하는 법안이 국회 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하며 사업은 가속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단지 101동에 한 세입자는 “아파트가 낡긴 하지만 강남에 이 가격으로 이만한 아파트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며 “언젠가 재건축이 될 것이란 걸 알고 왔지만 아직 중학생인 아이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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