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저축은행 건전성 악화..지난달 '적기시정조치' 받아
금융당국, 적기시정 조치 불구 영업정지는 안 시켜 '이례적'
"금융당국 형평성 잃었다"..일부선 '특별대우' 의혹 제기
저축은행 대규모 구조조정 분위기도 감지
2012-11-07 23:43:10 2012-11-08 00:11:01
[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W저축은행이 건전성 악화로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7일 금융당국과 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9월 W저축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결과 건전성이 악화됐다고 판단, 경영개선계획안 제출을 요구했다.
 
W저축은행은 지난달 중순 경영개선계획안을 제출했고, 금감원에서는 경영평가위원회를 개최했다.
 
W저축은행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안은 수차례의 수정 과정을 거쳤지만 경영평가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종식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장은 “현재 조치중인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말해, W저축은행의 적기시정조치가 진행됐음을 간접 시인했다.
 
W저축은행이 모회사의 주식을 팔아 유상증자를 한다는 계획과 투자자를 모집하거나 저축은행을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경평위 심사를 통과하진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지난달 30일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 만약 W저축은행이 45일 이내에 자본확충을 통한 건전성 개선을 하지 못할 경우 영업정지와 동시에 예금보험공사로 넘어가게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금융당국이 경영개선명령과 함께 영업정지를 동시에 진행해 온 점을 감안하면 W저축은행 사례는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금융당국이 적기시정 조치와 함께 영업정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특별대우'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W저축은행에게는 다른 저축은행들과 다른 과정을 밟으면서 회생기회를 줬다는 얘기다.
 
또 다른 편에서는 금융당국이 대선을 너무 의식해 형평성을 잃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종식 국장은 "조치에 대해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입이 있지만 입이 없다"며 구체적 사실 확인을 회피했다.
 
아울러 W저축은행 외에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5% 이하 저축은행의 추가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안 국장은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등)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입장”이라며 “금감원에서 결정하면 90% 정도 반영된다. 조치해야 될 저축은행이 한 두개가 아니다”며 대규모 구조조정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6월말 기준 BIS 비율 5% 미만 저축은행은 13개사로 대부분 자본잠식이 심한 상황이다.
 
영업정지 후 예보로 넘어간 토마토2저축은행이 -26.24%로 가장 낮은 BIS비율을 나타냈다. 이어 우리(-20.66%), 진흥(-7.45%), 경기(-2.86%), 세종(-2.09%), 유니온(-2.03%), 삼일(-1.46%), W(-0.4%), 신라(-0.34%), 골든브릿지(-0.32%), 오투(-0.3%), 서울(1.64%), 현대스위스(3.0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중 서울에 위치한 저축은행 두곳은 자본확충이 쉽지가 않아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방 소형저축은행들은 적은 금액의 자본확충만으로도 건전성이 개선되지만 수도권 중대형 저축은행들은 쉽지가 않다”며 “BIS비율 5% 이하 저축은행 가운데 중소형사들은 자본확충을 했거나 실질적으로 진행중인 곳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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