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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 '석유전자상거래' 기름값 모니터링 강화한다!
"일선 주유소도 대상에 포함"
2012-10-22 19:24:49 2012-10-22 19:26:33
[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정부가 기름값 대책으로 내놓은 '석유전자상거래'가 정작 기름값은 못낮추고, 각종 혜택이 일본 정유사와 일부 수입사에만 돌아간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지경부가 뒤늦게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22일 "앞으로 일본 정유사는 물론 수입석유유통업체와 이들에게 기름을 공급받는 주유소들까지 전방위적으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자료제공=박완주 의원실
 
앞서 지난 8일 박완주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경부 감사에서 "현행 석유제품 전자상거래제도로 일본 정유사들만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으며, 당초 사업목적인 '가격 인하 효과'는 사실상 측정할 방법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전자상거래를 통해 직접 구매하는 대리점과 주유소뿐만 아니라 2차 구매 주유소들까지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다방면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물량 전체를 모니터링할 방법이 없어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지경부는 지난 7월부터 석유전자상거래를 통해 거래되는 수입석유제품과 전자상거래를 통해 거래한 수입업자에 대해 할당관세 면제, 리터당 16원 환급 등의 각종 혜택을 주는 제도를 시행했다.
 
이런 혜택은 수입석유제품의 공급 확대를 통해 석유제품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고 석유시장의 경쟁체제를 촉진해 국민들의 기름값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에서 주어지는 것이였다.
 
그 결과 전자상거래로 각종 혜택을 받는 값비싼 일본경유가 국내 생산 경유보다 저렴해졌고, 일본 경유 수입량은 올초 4만배럴에서 8월 현재 80만배럴로 약 20배 가량 급증하게 됐다.
 
그러나 기름값을 잡겠다는 정책은 오히려 대일 무역적자를 부풀리고 국민의 세금을 투입한 정책의 혜택이 일본 정유업체와 일부 수입사, 이들한테서 기름을 공급받는 주유소에 대부분 돌아간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석유전자상거래로 인한 혜택을 금액으로 환산해보면 ℓ당 약 53원이나 되지만, 이 효과가 고스란히 기름값에 반영이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ℓ당 53원의 금액이 소비자가 아닌 일본산 경유를 수입해 전자상거래로 유통하는 8개 회사에 집중된 것이 문제로 지적되는데, 이들 회사가 7~9월 세달간 전자상거래를 통해 유통한 경유는 총 3억4435만4000ℓ, 전자상거래에 따른 세제혜택은 모두 182억5000만원이다.
 
특히 일본산 경유를 수입해 전자상거래로 유통하는 회사 중 경유수입 물량이 가장 큰 4개 업체에 돌아가는 혜택이 모두 171억원이 넘으며, 물량도 전체 전자상거래의 93.8%에 달한다.
 
특히 수입된 경유의 대부분 물량은 인천과 경기도 지역으로 공급되고 있는데, 22일 기준으로 이 지역의 평균 경유가격은 각각 ℓ당 1808원, 1820원으로, 이날 전국평균 1819원과 큰 차이가 없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큰 혜택이 받는 경유가 폴 주유소(정유사 브랜드를 표시한 주유소)든 무폴 주유소든 가리지 않고 공급되고 있지만, 일선 주유소가 그만큼 기름값을 내리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그 혜택을 수입공급사가 챙기는지 일선 주유소가 챙기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지역의 한 주유소 관계자도 "우리 지역에서도 수입사들로부터 공급받아 판매하는 주유소들이 있다는데 어느 주유소가 얼마의 물량을 얼마에 공급받아 파는지는 알 수가 없다"며 "수입 기름을 안 쓰는 주유소만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석유전자상거래의 정책적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지경부가 전담팀을 만들어서라도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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