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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의 황제 `롯데`, 이번엔 '오징어땅콩' 베끼기
2012-10-09 15:45:23 2012-10-09 18:30:35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잦은 미투 상품 출시로 업계의 지탄을 받아온 롯데제과가 이번에는 오리온(001800)의 장수제품인 '오징어땅콩'을 흡사하게 베낀 이른바 `미투제품`을 또다시 출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미투(me too)제품'이란 1위 브랜드 또는 인기제품의 이름과 포장을 모방하고 그 브랜드와 제품의 인기에 편승해 자사 제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만든 제품을 말한다.
 
그 동안 롯데칠성(005300)음료를 비롯해 롯데제과(004990) 등 롯데 계열 식음료 회사들은 오리온 초코파이, 코카콜라 글라소의 비타민워터, 암바사, 국순당(043650) 예담차례주, CJ제일제당(097950) 컨디션 헛개수, 웅진식품 하늘보리 등 경쟁사 인기제품을 다수 모방해 법적공방 등 논란을 일으켜 왔다.
 
보통 한개의 신제품이 시장에 나오기 위해선 오랜 시간과 막대한 자금을 투입돼야 하는 만큼 롯데의 이같은 처사에 대해 업계는 `비도덕적 상술`이라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왼쪽)롯데제과가 출시한 '오징어땅콩'과 기존 오리온 '오징어땅콩'
 
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마트(139480),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는 오리온의 '오징어땅콩'과 제품명과 모양이 동일한 롯데제과(004990)의 '오징어땅콩'이 판매되고 있다.
 
오리온에서 지난 1976년 출시한 오징어땅콩은 오리온 내에서도 매출액 기준으로 5위에 들 정도로 많이 팔리는 제품이다.
 
아직 국내 시장에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이 없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연령층에 인기가 좋아 지난해의 경우 3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4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제품이다.
 
하지만 '오징어땅콩'이라는 제품명 자체가 일반명사로 인정돼 법적인 보호는 받지 못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최근 같은 이름의 '오징어땅콩' 제품을 출시했다. 보통 신제품이 나오면 보도자료를 통해 제품 출시를 알리지만 이 경우 특별한 조치없이 시장에 입점했다.
 
롯데의 경우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등 계열 유통망이 탄탄해 그룹 계열사 제품의 경우 유통채널 입점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이 같은 뒷배경도 롯데 계열 식음료 회사들이 미투제품에 열을 올리는 이유 중 하나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두 제품을 비교해보면 권장소비자 가격은 모두 1500원으로 동일하고 제품 중량 또한 98그램으로 같다.
 
칼로리는 오리온이 453칼로리, 롯데제과가 460칼로리로 거의 흡사하며 주요 원재료인 가공땅콩과 오징어채 함량은 오리온이 30%, 1%, 롯데제과가 29%, 1%로 비슷하다.
 
가공땅콩과 오징어채 수입국가도 동일하다. 두 제품 모두 가공땅콩은 중국에서 오징어채는 칠레에서 수입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왼쪽)오리온 '오징어땅콩'과 롯데제과가 출시한 '오징어땅콩'.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제품의 색상. 오리온 제품은 밝은 노란빛을 띠는 반면 롯데제과 제품은 상대적으로 어두운 갈색에 가깝다.
 
이에 대해 오리온 측은 "오징어땅콩이라는 제품명이 법적인 보호조치를 받을 수 없어 특별한 대응은 할 수 없는 상태"라며 "오리온 오징어땅콩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강해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판단해 줄 것"이라고 비도덕적 상술에 대한 비난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일이 계속되면서 불만이 쌓여왔는데 이번에도 롯데가 걸리자 롯데에 대한 비난의 강도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곡물가 상승으로 가격압박이 지속되자 식품기업들은 신제품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장수제품 위주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롯데가 자꾸 미투제품을 출시해 시장질서를 망치고 있다"고 지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롯데가 워낙 유통망이 잘 갖춰져 있어 같은 제품을 출시하고 가격을 낮춰 밀어붙이면 기존 제품을 추월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유통의 황제인지, 카피의 황제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회사"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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