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의 남다른 행보
2008-10-21 17:07:00 2011-06-15 18:56:52
 
HSBC가 세계금융 위기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HSBC는 이번 미 주택시장發 금융 쓰나미에서도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수완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 내 HBOS, RBS, 로이즈TSB가 구제금융 수혈을 받으며 간신히 파국을 면했지만 HSBC는 독자적인 경영방침을 그대로 영위하고 있다. 그 흔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관련한 금융기관의 설화(舌禍)에서도 이를 비껴가는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의 금융기관은 FORTIS, ING그룹이 정부와 유럽연합국으로부터 유동성 수혈을 받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국가부도 사태와 유럽 주요 중앙은행의 정책공조, 예금 자산의 지급보증 선언 등은 미국發 금융위기의 화마가 아직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구조조정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AIG, ING그룹이 자산매각을 통해 재원마련에 골몰하는 반면 HSBC는 신중한 태도로 이머징 마켓의 탄탄한 소매금융기관을 인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ING가 20일 대만 생명보험법인을 푸폰 파이낸셜에 6억 달러에 매각하고 아시아 주요 거점을 철수하는 움직임과는 반대되는 행보이다. 구조조정에 맞닥들인 ING가 유럽 중심의 경영환경으로 복귀하는 수순과는 괘를 달리한다. 

이는 일본의 미쓰비씨UFJ파이낸셜이 모건스탠리의 지분 인수에 나서고 노무라홀딩스의 리먼 아시아법인 인수 등 니치마켓에서의 금융기관의 경쟁력 강화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HSBC 역시 아시아 신흥시장의 저변을 더욱 늘려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HSBC는 지난 20일 인도네시아의 Ekonomi은행을 6억8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인수자금 중 6억 달러 이상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등 풍부한 자금동원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Ekonomi은행은 18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은행으로 1989년에 설립되어 보수적인 경영을 지속해왔다. Ekonomi은행 인수로 HSBC의 인도네시아에서의 소매금융 점포는 기존의 108개에서 190개로 2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HSBC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론스타와 협상을 유지하며 외환은행 인수에 나섰지만 가격이 너무 높다는 이유로 지난 9월25일 매입의사를 철회했다. 외환은행의 인수가액이 6억3천만달러에 달한 점을 비추어보면 HSBC는 외환은행이라는 카드 대신 Ekonomi은행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어찌되었건 HSBC의 이사아시장 저변확대는 한국의 금융기관의 국제화에도 리먼의 인수 불발로 끝난 산업은행의 행보에서 보듯 이질적인 경영환경과 장애물에 대한 부담을 안고 뛰어드는 모험보다는 문화와 풍습에서 동질감이 깊은 아시아시장을 공략하는 전략 역시 글로벌 IB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 시장에 대한 더욱 많은 관심과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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