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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이메일, 삼성 완패에 '결정적'.."명분쌓기" 반론도
2012-08-27 08:56:12 2012-08-27 08:57:35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애플과의 미국 특허 본안소송에서 완패한 결정적 원인이 구글의 이메일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벨빈 호건 배심원단 대표는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가 실제 애플을 모방했는지가 소송의 쟁점이었다”며 이를 판단하는 데 구글이 삼성에 보낸 이메일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이메일은 2010년 2월15일 삼성전자 선임 디자이너가 구글과의 회의 직후 삼성 내부에 결과 회람을 위해 발송한 것으로, ‘구글이 삼성 태블릿 PC 모델이 애플과 유사하니 구별될 수 있도록 다르게 디자인해야 한다고 건의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같은 해 2월22일 30여명의 삼성 직원에게 발송된 다른 이메일에는 ‘(갤럭시)S 시리즈의 디자인 유사성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러면서 ‘각 통신사와 구글의 요구를 감안해 (애플과의) 디자인 구별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시가 뒤따랐다.
 
호건은 “이메일을 통해 실제로 삼성전자 고위급 임원들이 애플 디자인을 베끼라고 지시했다는 것을 확신했다”며 삼성의 고의성을 지적함과 동시에 평결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반면 IT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평결이 시작 전부터 미국의 자국 보호주의에 치우쳐 결과가 예상됐다는 점을 들어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로가 맞물리는 특허전에서 이례적으로 애플의 완승을 평결한 만큼 그에 따른 근거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반론이다.
 
배심원단은 앞서 24일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 6개를 침해했다며 애플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인 뒤 10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배상금 지급을 평결했다. 그러나 삼성이 제기한 통신표준특허 침해 주장은 일체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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