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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난제 수두룩..대한항공, KAI 품을 수 있을까
높은 인수가격·대기업 몰아지기 등 부담 작용할 듯
2012-08-21 10:08:46 2012-08-21 10:09:56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상장된지 1년이 갓 지난 한국항공우주(047810)(KAI)의 지분매각 소식에 인수를 둘러싸고 성공여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위산업에 대한 현 정부의 민영화 추진 노력이 타당성 논란을 겪고 있는데다 대한항공(003490) 1곳만 매각입찰에 참여하고 있어 유찰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유찰이후 수의계약으로 이어지더라도 당초 계획처럼 즉각적인 연내 매각과 인수가 마무리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KAI, 대한항공 품에 안기나
 
21일 한국정책금융공사와 투자업계(IB)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16일 한국항공우주의 지분 41.75%에 대한 매각과 관련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한국항공우주는 정책금융공사가 지분 26.41%를, 삼성테크윈(012450)현대차(005380), 두산(000150)그룹의 특수목적회사 등이 각각 10.0%를 보유하고 있다.
 
매각되는 지분은 공사의 지분 11.41%와 기타 주주협의회 소유 지분 등 총 41.75%로 4070만주 규모다.
 
공사측은 지분매각 이후에도 15%가량 지분을 보유할 수 있어 여전히 2대 주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 vs. 부정적
 
업계에선 인수 성공의 관건이 상장이후 지속적인 주가 폭등으로 인한 높아진 인수 가격과 민영화에 따른 정책적 부담, 동일 사업 통합에 따른 조직 개편 등에 달려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인수에 대한 시너지 효과는 양사가 일부 경쟁관계를 보였던 항공우주 분야에서 향후 과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대한항공으로서는 이전 운영해온 항공우주 사업부가 대부분 유지보수에 집중하며 3% 수준에 그쳤던 낮은 영업이익률을 두 배이상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인수를 통해 관련시장의 독점적 지위와 함께 계절적 변동성과 대외변수에 좌우되는 항공산업 분야의 실적 방향성이 이후 안정성을 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하지만, 높아진 주가로 인한 인수금액이 부담이다.
 
상장 당시 1만5500원의 공모가를 기록했던 한국항공우주는 올해 한때 4만원을 뛰어넘었고 20일 현재 2만6000원을 기록중이다.
 
투자업계에서 전망하는 한국항공우주의 매각 가격은 약 1조1000억원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 1조4000억원을 규모다.
 
대한항공은 현재 1조5000억원 가량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우선 인수자금 마련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반면, 한국항공우주의 입장에서는 대기업에 포함되는 점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항공우주 사업부의 중복에 따라 피인수 기업으로서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또, 항공산업 특성상 연구개발을 통한 성장성 확대가 당면과제인 한국항공우주로써는 이전보다 개발투자에 대한 역량을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한항공외에 투자여력이 더 많은 기업으로의 인수가 긍정적이란 반응이다.
 
◇일단은 유찰..이후에도 '글쎄'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일단, 경쟁입찰이 아닌 단독입찰에 나선 상황이기에 매각작업은 유찰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2~3차례의 유찰이후에는 수의계약으로의 매각 조건이 변경될 경우 인수가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민영화 추진을 철회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도 최종적 수단인 수의계약을 활용한 매각 마무리에 나설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수의계약을 통한 성공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인수후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한국항공우주 내부의 반발이 극심한데다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반대가 거세기 때문이다.
 
또, 일부에서 제기된 대기업 몰아주기에 대한 부담이 후반부로 치닫는 정권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충분한 것으로 알려진 인수자금도 부담으로 지적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인수 자금이 충분한 것으로 알려진 대한항공의 실제 인수 가용 금액도 5000억~6000억원 가량의 운영자금 등을 제외하면 실제 인수전에 투입할 자금은 6000억원 내외에 불과하다"며 "대한항공으로서도 기술이전과 자금 조달 등을 감안한 해외 투자자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800%를 뛰어넘는 부채규모와 비교해 최대 1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인수대금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에 수의계약까지 이어지더라도 적정한 인수 가격협의없이 즉각적인 매각이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지난 2003년이후 지속적으로 한국항공우주의 인수에 나선 대한항공으로서는 여전히 성공 가능성보다 실패쪽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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