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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430km고속열차 '해무'.."전국 1시간30분대 개막"
16일 창원중앙역에서 첫 선..2015년 상업운행 계획
속도와 편의성, 고객 안전 서비스 으뜸
2012-05-17 13:28:04 2012-05-17 15:13:00
[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날렵한 유선형의 검은색 전두부, 전방을 강렬히 주시하는 헤드라이트..
 
SF영화나 영웅이 등장하는 만화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열차가 플랫폼에 가까워 오자 곳곳에서 함성이 터졌다. 1세대 KTX와 2세대인 KTX-산천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만으로도 열차 제작에 쏟은 노력이 엿보인다.
 
지난 16일 5년간의 연구 끝에 순수 우리기술로 탄생한 차세대고속열차 'HEMU-430X'가 경남 창원중앙역에서 위용을 드러냈다.
 
'HEMU-430X'(이하 해무)는 동력분산식 차량의 영어 약자(High-speed Electric Multiple Unit 430km/h Experiment)지만, 미래를 지향하는 상스러운 의미를 지닌 바다의 안개 '해무'(海霧)와 빠르다는 의미의 '해무'(??)를 더한 이름이다.
 
◇세계 4번째 고속철도 기술 보유국 성장
 
그도 그럴 것이 해무는 최고시험속도 430km/h(최고운영속도 370km/h) 도달을 목표로 제작됐다. 기존 KTX의 운영 최고 속도가 300km/h 대 인 것을 감안하면 그 빠르기가 얼마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전국을 1시간30분대로 주파할 수 있는 속도다. 그야말로 빠른 열차라는 이름이 어울린다.
 
프랑스(575km/h), 중국(486km/h), 일본(443km/h)에 이어 세계 4번째 고속철도 기술보유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미래 지향의 목표도 '해무'를 통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해무'가 이 같은 속도를 낼 있는 것은 동력분산형 추진시스템, 공력 해석에 따른 설계, 차량 경량화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KTX와 KTX-산천은 맨 앞과 뒤에 있는 동력차가 차량을 끄는 동력집중식인데 비해 '해무'는 각 객차에 엔진이 분산 배치되는 동력분산형 추진시스템을 적용해 속도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300km/h까지 도달하는데 233초. 기존 고속열차보다 무려 2분이 단축돼 역과 역 사이가 짧은 한국 철도 실정에 안성맞춤이다. 또 별도 기관차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KTX-산천보다 좌석수가 약 16% 증가하게 된다.
 
◇차제 가볍고 소음 저감..쾌적하고 편안한 실내 '강점'
 
차체는 더욱 얇고 가벼워졌지만 강도는 높아지고 소음이 저감된 것도 강점이다.
 
알루미늄 압출재로 제작해 강도는 높이고 두께는 줄였다. 기존 KTX-산천에 비해 약 5% 가벼워졌고, 차량의 이음매 부분 등을 최적화해 소음을 5dB이나 낮췄다.
 
'해무'는 멋진 외형과 속도라는 기량 외에도 프랑스나 일본의 고속열차에 비해 넓은 실내와 안락한 좌석, 승객 편의 및 안전사항을 자랑한다.
 
열차에 올라타면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색상으로 상쾌한 기분마저 든다. 객실은 여유 있는 앞뒤 좌석배치로 더욱 넓어 보인다. 승객 편의를 최우선시 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크게 개선된 것은 좌석 자체다. 조금 딱딱해 불편했던 기존 고속열차의 좌석에 비해 부드럽고 안락한 감이 마치 소파에 앉아있는 기분이 들 정도다.
 
시각과 몸의 편리함 뿐만 아니라 객실 곳곳에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고객 서비스가 숨어 있다. 각 좌석에 배치된 LCD 정보장치에 탑승열차 위치 등 다양한 열차운행 정보와 도착역 알림, 승무원 원격호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지능형 스마트 센서를 이용한 객실공기 청정도 자동감시, 화장실 긴급 상황 감지알림 등 첨단 서비스도 제공된다.
 
◇올해 말 최고속도 도전, 3년 시험운행 후 상업운행
 
'해무'는 지난 2007년 7월 개발에 착수에 5년 만에 완성됐다. 국토해양부와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이 주관하고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현대로템 등 52개 기관이 참여했다. 투입된 개발비는 931억여원(정부644억원, 민간286억원)이다.
 
부산고속철도차량기지에서 출발하는 야간 시험운행을 거쳐 올 8월~9월 중 최고시험속도까지 성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시운전단은 철도연구원 김석원 박사를 단장으로 모두 46명으로 구성된다. 이후 2015년까지 10만km 주행시험을 완료하고 상용화를 추진한다.
 
권도엽 국토부장관은 "차세대 고속열차는 앞으로 전국 주요거점을 1시간30분대로 연결해 지역간 교류 확대에 큰 기여를 할 것" 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고속철도 기술강국으로 도약하고, 고속철도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기환 철도연구원 박사는 "해무를 통해 83.7% 국산화에 성공한 것은 물론 세계적 수준의 고속철도 기술력을 보유하기 위한 기반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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