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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엔텍社 피해보상 요구는 억지"
"명예·신용훼손 등으로 형사고발"
2012-04-03 18:03:27 2012-04-03 23:09:28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과거 협력업체였던 엔텍의 부도에 막대한 책임이 있다며 피해보상을 요구한 채권단을 상대로 지난해 8월 명예·신용훼손, 집시법 위반으로 형사고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엔텍은 지난 2000년 8월부터 몇개월 간 삼성에 냉장고 교류전동기(AC모터)를 공급한 바 있으나, 외주업체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부정사실이 발각돼 이듬해 6월 삼성이 거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당시 엔텍은 은행에서 대출을 많이 받기 위해 설비매각 계약서와 인감을 위조, 삼성의 설비가 엔텍 소유인 것처럼 꾸미고 삼성 담당 직원에게 뇌물을 줬다. 이에 삼성은 해당 행위에 연루된 삼성 직원을 징계하면서, 내부 윤리규정에 따라 엔텍과의 거래도 중단했다.
 
결국 엔텍은 2년여 뒤 부도를 맞아 채권단 압박에 시달리게 됐고, 채권단은 채무상환 능력이 없는 엔텍 대신 삼성 측에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엔텍 채권단 측은 이날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14층 객실에 들어가 오후 5시45분 현재까지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신나를 뿌려놨으니 들어오지 말아라"고 요구했다.
 
이 때문에 시위 현장에 경찰특공대 등이 동원돼 채권단 측과 대화를 시도했다. 경찰과 소방관 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호텔 건물 주변에 안전망을 깔아놓고 대기했다.
 
채권단은 이날 언론 등을 상대로 배포한 유인물을 통해 "삼성 동반성장 센터장이 협력사 등을 도산으로 몰고갔음에도 불구, 이건희 회장에게 협력사 잘못으로 부도가 났다고 거짓보고했다"며 삼성이 조속히 해결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엔텍은 경영난에 직면하면서 정부에 민원을 제기하고 언론사에 제보하고 사옥 앞에서 시위하는 등 무리한 손해배상을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오늘 신라호텔 점거 시위처럼 사회적 논란이 야기될 것을 우려해 삼성은 2004년 12월 엔텍에 4억5000억원을 지원키로 합의했다"며 "그 자리엔 엔텍의 대표이사와 감사, 채권자 등이 참석했고 대표의 도장이 날인된 합의서 공증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3년여 뒤 여태순 엔텍 대표가 '내가 합의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무효'라는 억지 주장을 제기하며, 합의금 109억6000만원을 다시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후 엔텍 측의 요구금액은 200여억원으로 불었고,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협박성' 발언까지 했기에 결국 형사고발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들 시위 채권자들은 최근까지 삼성 서초사옥 주변에서 집회를 갖고 확성기 등을 동원해 삼성을 비방하는 시위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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