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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원전 사고 '조직적 은폐' 충격
당시 책임자인 발전소장 보직 해임
2012-03-16 09:34:11 2012-03-16 09:34:17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지난달 9일 고리 원전 1호기에서 발생한 정전 사고 직후 발전소장 등 현장 간부들이 긴급 회의를 열고 사고 발생을 조직적으로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발전소장이었던 문병위 한국수력원자력 위기관리실장은 15일 보직해임됐다.
 
문 전 소장은 이날 원자력안전위원회(안전위)의 조사에서 "내가 상부에 보고하지 말라는 지시를 했고 윗선에 보고는 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리 원전 1호기가 12분 동안 전원공급이 중단되는 사고를 발견한 당시, 간부들은 긴급회의 끝에 '은폐'를 결정하고 현장 인원 60명에게도 함구 명령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고 당시 현장 근무자들은 안전위에서 파견된 현지 주재관 등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운영일지에도 사고 관련 내용을 기록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원은 보고 누락 등의 책임을 물어 이날 문 소장을 보직 해임했다.
 
한수원의 신속한 보직해임 결정은 조직적 은폐를 한 당사자를 위기관리실장에 임명한 것에 대한 비판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안전위는 고리원전 측과 한수원의 조직적인 사고 은폐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수원 본사로도 파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수원 한 관계자는 "안전위에서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는 만큼 결과에 따라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추가 징계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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