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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김 부활? 신당설 모락모락..친이계 가세
2012-03-07 14:11:30 2012-03-07 14:55:34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양김(김영삼·김대중)의 후예들이 2012년 손을 맞잡고 부활의 움직임을 시작했다.
 
여야 권력 정점을 박정희·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뿌리로 설정, 이에 맞설 근간으로 양김을 대입시키겠다는 얘기다. 현실화될 경우 전직 대통령 네 명이 현실정치에서 맞붙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셈이다.
 
◇YS 차남 김현철, 새판짜기 돌입
 
능동적 주체는 YS를 뒤따르던 상도동계다. 중심에는 YS의 차남 현철씨가 있다. 그는 새누리당 경남 거제 공천 결과에 불복, 6일 탈당을 선언했다.
 
당을 떠나면서 남긴 말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대한 선전포고였다. YS와 박정희 전 대통령 간 악연까지 이끌어내며 구도 설정에 주력했다.
 
"숨 막히던 군사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한 무자비한 정치테러", "유신독재 잔재가 유신의 망령을 재현하려 해", "과거와 단절하려면 박정희가 총칼로 일으켰던 군사쿠데타부터 반성해야", "그렇지 않고 과거와의 단절 운운은 가소로운 얘기" 등 수위를 가리지 않았다.
 
그가 7일엔 호남권 구 민주계 인사들과의 결합 가능성마저 시사했다. 그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외연의 폭을 야당과 같이 넓히자는 분도 계시다"며 "(대상은) 소위 민주당의 구민주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호남권 인사들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로, 이는 상도동(YS)과 동교동(DJ)의 결합을 의미한다.
 
그가 "그분들도 공통된 생각을 갖고 계신 것 같다"고 밝혔듯 동교동계 내에서 화답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교동측 한 인사는 이날 기자에게 "친노가 민주당의 정신과 기반(호남)을 말살하고 있다"며 "대항전선을 꾸리기 위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호남권 낙천자들은 선행적 형태로 민주동호회란 이름의 무소속 연대를 결성, 총선에 임할 계획이다. 박지원 최고위원에게까지 합류 제의를 던졌다. 그러나 호남의 정서를 고려할 때 상도동과의 결합 범위는 극히 제한적일 것이란 게 대체적 관측이다.
 
◇친이계 합류.. 국민생각도 대상
 
신당 결성 모체가 양김에만 국한되진 않는다.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현역 의원들은 이미 주체로 올라섰다. 여기에 박세일 대표의 국민생각까지 합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물밑 작업은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철씨도 "사실 이런 일을 예견하고 준비해왔던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지난달 말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되다가 상황을 지켜보는 쪽으로 보류됐는데 (공천결과로) 다시 불이 붙었다"고 밝혔다.
 
2차 공천 발표 직후 낙천한 수도권 친이계 의원들은 삼삼오오 비공개로 회동, 향후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지호 의원은 "무소속 연대보다 더 센 방안이 될 수 있다"며 "당의 형태를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화수 의원도 "공통적으로 생각이 그렇다"고 동의했다.
 
이들은 8일로 예정된 4차 공천 발표에서 김무성 의원이 탈락할 경우 그를 좌장으로 삼는 방안에도 생각을 같이 했다. 경륜과 무게감을 갖춘 4선의 중진인데다 무엇보다 YS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민주계 출신이란 점에서 적격이라는 판단이다.
 
이들은 또 구심점의 부재를 우려, 친이계 잠룡으로 꼽히는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에게도 제안했지만 뚜렷한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이계 의원은 "요즘 이 의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며 "상황이 이 정도로 악화됐으면 뛰쳐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냈다.
 
국민생각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빡빡한 총선 일정을 고려해 당의 형태를 갖춘 국민생각에 일단 합류하는 방식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과 그럴 경우 인지도 없는 정당에 가릴 수 있기 때문에 신당 창당으로 방향을 틀고 국민생각과는 합당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당으로 갈 경우 출발점은 새누리당 집단탈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상수 전 대표를 비롯해 친이계 현역들이 중심이며 20~3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기는 내주로 설정, 조율 중에 있다. 
 
한편 파급력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팽배하다. 구도와 전선은 꾸려지겠지만 뚜렷한 지역기반과 차기 유력주자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급조된 총선용 정당의 비참한 결과를 한국정치사가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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