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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살아남기'..국민 생활상 바꾼다
그동안 꺼려하던 중고제품·직접 만드는 DIY 관심
2012-02-26 09:00:00 2012-02-26 09:00:00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가계부채 증가와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서민가계 생활형편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국민들의 생활상도 바뀌고 있다.
 
지난해 20~30대는 소셜커머스를 통한 반값 할인 등을 적극 활용했으며, 유니클로와 스파오 등의 중저가 패스트패션(SPA)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샤넬을 앞질렀다.
 
과거 상대적으로 살림살이에 신경을 쓰지 않던 40~50대 가장들도 비싼 점심값을 체감하면서 집에서 도시락을 싸 오거나 그나마 저렴한 구내식당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 필수적이지 않으면 줄인다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요소를 제외하고 당장 없어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 기호식품의 소비를 줄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 과자(30.9%)와 즉석식품(25.1%)·주류(20.9%) 등에 대한 지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한해 동안 소주 출고량은 32억7225억병으로, 전년에 비해 0.07% 감소했다.
 
아울러 통계청의 2011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소비 지출은 월평균 1만8450원으로 전년도 1만8500원보다 50원 줄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증감률로 따지면 1.6% 줄었다. 
 
서울에서 혼자사는 김희진(28세) 양은 "직접 가계를 꾸리다보니 물가가 오른 것을 절감할 수 있다"며 "술과 담배·옷·과일 등을 확 줄여 꼭 필요한 것만 산다해도 생활이 팍팍하다"라고 말했다.
  
◇ 중고시장 확대..재태크 수단으로 부상
 
불경기 속에서 남이 쓰던 물건이라 꺼려지던 중고품이 재조명 받고 있다.
 
한 푼이라도 절약하려는 알뜰족이 많아지면서 새 물건만 고집하지 않고 중고품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필요 없는 물건은 중고 시장에 내다 팔아 '재태크'를 하는 반면, 새 물건을 사기 전에는 중고 물품 판매 사이트를 확인한다.
 
11번가와 옥션·G마켓 등 오픈마켓의 중고숍이 판매 신장률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번가의 중고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30%, 올 1월 매출은 약 50% 증가했다.
 
기존에 노트북과 디지털카메라 등의 IT 기기에 치중됐던 품목이 중고명품과 의류·도서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고용품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쇼핑몰도 늘고 있다.
  
◇ 자동차 연비 관심 급증..카셰어링 확대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차를 구매할 때 높은 연비를 먼저 고려했다. 이로 인해 자동차 업계에서는 연비 경쟁이 본격화됐다.
 
또 운전자들은 그나마 기름값이 저렴한 셀프 주유소나 알뜰주유소를 찾고 있다.
 
특히, 최근 고유가로 인해 승용차의 개념이 개인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어 승용차를 필요한 시간만큼만 나눠쓰는 '카 셰어링'이 확산되고 있다.
 
복잡한 대중교통이 싫지만 그렇다고 차를 한 대 더 사자니 비용이 부담되는 사람들이 찾고 있다. 주유비가 따로 들지 않아 각광 받고 있다.
 
◇ 직접 만들어 구입비용 줄인다
 
경기 불황과 고물가로 국민들은 직접 만들어 쓰는 DIY(Do It Yourself) 제품을 찾고 있다. 입지 않던 옷을 저렴한 가격에 수선하거나 DIY 제품을 구입해 비용 부담은 줄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가구부터 식품·의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DIY제품 매출이 올랐다. G마켓에 따르면 가구부품과 DIY목재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대비 각각 38%·45%씩 늘었다.
 
식품값 급등으로 식비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집에서 간식을 만들어 먹는 제품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G마켓이 올해 홈베이킹 DIY세트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경제연구소 한 수석연구원은 "고물가 등의 요인으로 실질적인 소득이 줄자 소비자들이 그 동안 관심을 갖지 않았던 방식으로 소비를 하고 있다"며 "바뀐 환경에 생존하기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소비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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