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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내세운 MB정부, 신재생에너지 공급은 '꼴찌'
OECD 국가 중 최하위..신재생에너지 70%, 폐기물로 채워져
2012-02-21 11:54:41 2012-02-21 11:54:52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2007년 이후 지난 3년 동안 수출 7.3배, 매출 6.5배, 일자리는 3.7배 증가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10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녹색성장위원회 제2차 이행점검 회의에서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당시부터 녹색성장을 공언해온 만큼 실적 띄우기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자화자찬과 달리 성적표는 초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보급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정부가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던 태양광은 1차에너지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063%로 0.1%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뿐인 녹색성장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 OECD 국가 중 신재생에너지 보급 '꼴찌'
 
21일 외교통상부 글로벌에너지협력센터의 '국내 및 OECD 국가 신재생에너지 공급 현황'에 따르면 OECD 34개국 가운데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은 0.7%로 꼴찌였다.
 
이는 한국보다 순위가 한 단계 위인 룩셈부르크의(2.9%) 4분의 1, OECD 국가의 평균인 7.6%의 10분의 1 수준이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아이슬란드로 무려 85.3%에 달했다. 이어 뉴질랜드(38.6%), 노르웨이(37.3%), 스웨덴(32.7%), 오스트리아(25%), 핀란드(24.9%), 칠레(22.7%)의 순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초기부터 '녹색성장'을 외쳤지만 그 결과는 글로벌 수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 셈이다.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부진은 국내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지난해 발표한 '2010 신재생에너지 보급'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0년 국내 1차 에너지 생산량 가운데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61%(685만6284toe)에 불과했다.
 
지난 2008년 2.1%였던 것을 감안하면 3년동안 0.51%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쳐 녹색성장이라는 구호가 무색할 정도다.
 
◇시간·비용 덜드는 폐기물에 쏠림현상..태양광·풍력 보급 걸림돌될 듯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내용을 보면 특정 에너지원에 대한 쏠림 현상도 두드러졌다.
 
2010년 신재생에너지 원별 공급 비중은 폐기물이 70.92%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이어 수력(11.56%), 바이오(11.01%), 풍력(2.56%), 태양광(2.42%), 연료전지(0.62%)의 순이었다.
 
신재생에너지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 폐기물은 폐가스, 산업폐기물, 폐목재, 생활폐기물을 비롯해 대형 도시 쓰레기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쓰레기 소각장에서 나오는 열이나 매립지에서 나온 가스를 에너지로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에너지 생산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의 적용을 받는 발전사업자들 중 일부는 단기간에 대규모로 신재생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폐기물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태양광이나 풍력 등 다른 에너지원의 보급 확대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진희 동국대 교수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다른 에너지원과 RPS 가중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발전사들은 폐기물처럼 비용이 덜 드는 방법만 찾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공급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신재생에너지가 분산, 친환경이라는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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