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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정치)박근혜, 대야 첫 포문 ‘한미FTA’.. 이유는?
2012-02-14 09:48:36 2012-02-14 09:48:50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미 FTA를 4.11 총선 화두로 설정했다.
 
동시에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자제했던 대야 공세의 첫 포문을 열었다.
 
박 위원장은 13일 비대위와 전국위를 오가며 한미 FTA에 대한 야당의 입장 변화를 몰아 붙였다. 수위도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직접적이었다.
 
그는 “정치권에서 하는 행동이나 말은 책임성,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며 “여당일 때는 국익을 위해 FTA를 추진한다고 하고, 야당이 되자 정반대 주장을 하고, 이제는 선거에 이기면 FTA를 폐기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나아가 “우리의 나태와 안일로 그런 일이 있다면 역사 앞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며 “총선은 새누리당에 구국의 결단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대야 공세 강도를 높이며 한미 FTA를 집중 거론한 데는 쟁점화에 따른 손익계산이 끝났기 때문이란 게 여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맞불로 정면승부를 걸어도 손해 볼 게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첫째 당내 정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자신감의 발로라는 측면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전당대회 수임기구인 전국위원회를 열어 그간 논란이 됐던 당명 및 정강·정책 개정안을 의결, 확정했다. 명실 공히 박근혜당으로서의 기틀을 마련한 만큼 이제 전선의 초점을 야권에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쇄신과정에서 이탈된 보수층을 다독이고 결집시키기 위한 의도도 배여 있다. 특히 대기업과 보수언론이 한미FTA 사수를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는 만큼 이들을 우군으로 돌리기 위해서라도 한미 FTA 쟁점화는 반드시 필요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음으로 중도층 표심을 겨냥한 노림수로도 읽힌다. 한미 FTA에 대한 부정적 측면이 강화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중도층은 한미 FTA 찬성으로 기울어져 있다. 한미 FTA를 쟁점화시켜 총선 구도를 보혁 대결로 이분화시키고, 이 과정에서 한미 FTA에 찬성을 표하고 있는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뿐만이 아니다. 야권의 최대 주주로 등장한 친노 진영에 대한 민심 이탈을 노린 것으로도 풀이된다. 한명숙 대표와 문재인 상임고문 등 민주통합당에 몸담고 있는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 대다수가 집권 당시 한미 FTA를 적극 추진했다는 점을 상기시켜 자기부정으로 몰겠다는 의도다.
 
동시에 반대축에 선 박 위원장은 원칙과 일관성, 책임성을 갖춘 정치인이라는 대중적 이미지를 재확인시키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지난해 한미FTA 처리 과정에서 노정된 민주당 내 이견을 분출시키는 동시에 지지부진한 야권연대를 교란시키기 위한 정략적 의도도 함께 곁들여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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