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통일부, 정보공개의 딜레마 해법 찾길
입력 : 2011-12-23 18:26:22 수정 : 2011-12-23 18:27:43
[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북한은 폐쇄사회다. 그래서 북한사회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반면, 북한은 우리 언론이 생산하는 뉴스를 통해 우리 사회를 쉽게 들여다본다. 
 
그래서 통일·외교 분야에서 언론의 기능은 매우 중요하다. 북한에 남한의 실상을 알리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요즘 같은 시기에는 민감한 기사가 남북관계를 틀어지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런데 요즘 언론의 행태를 보면, 마구잡이식 기사와 추측성 기사가 난무한다.
 
대표적인 예가 '김정일 사망 삼성 사전 인지설' 기사다.
 
삼성그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미리 알았다는 것과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 부인했고, 이를 최초 보도한 언론사에서도 오보임을 인정하고 기사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기사가 보도된 과정은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현업 기자로서 부끄럽기까지 했다.
 
그런데 국회는 한술 더 떠 사실도 아닌 일부 언론의 추측보도를 근거로 정부의 대북정보 수집상의 무능력을 질타하는 데 이용했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한 통일부 관계자는 "남한 사회는 언론과 정치권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북한 사회와 다르다"며 "실제로 북한에 남한의 이러한 점을 피력해 이해를 구하고 협조를 받아낸 사항들이 꽤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언론에서 협조 받은 배경이나 의도 등 여러 가지를 추측해서 다 써버리면 북측에서 협조를 하려다가도 언론보도를 보고 꼼수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게 돼 결국 비협조적으로 태도를 바꾼다"고 토로했다.
 
맞는 말이다. 폐쇄사회인 북한과 언론을 통한 정보 접근이 가능한 남한 사이에는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관련 정책이나 전략을 만들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북한·통일 분야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정보를 너무 꽁꽁 숨겨놓기만 하면 오히려 궁금증이 증폭되고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게 된다.
 
통일부는 김정일 위원장 사망이 알려진 지난 19일부터 연일 계속된 공식브리핑에서 "협의중이어서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말하기 곤란하다"거나 "대답하기 적절치 않은 질문이다"라는 식의 답변을 남발했다.
 
단적인 예로, 23일 "조문기간까지 시간이 한정돼 있는데 조문방북을 앞둔 이희호 여사측에서 민주통합당 박지원 의원의 동행을 계속 원하면 방북이 취소될 수도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최보선 통일부 대변인은 "가정상황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는 것이 통일부 브리핑의 오랜 관행"이라고 답했다.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하게 조심하는 것도 좋지만 국민들의 관심사에 대해 너무 성의 없고 무책임한 답변이다.
 
뿐만 아니다. 통일부는 남북관계와 통일에 대한 관심과 올바른 인식을 확산시키고자 '통일교육원'을 운영 중이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기자들도 북한전문가에게 질문할 것이 많아진다.
 
그러나 통일부는 통일교육원의 언론대응을 차단했다. 
 
김 위원장 사망이 알려진 19일에는 통일교육원 교수와의 통화가 가능했지만, 이내 "인터뷰는 대변인을 통해서만 하라는 지침이 있었다"며 "실명과 기관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전해왔다.
 
이후 통일부는 사전 조율 과정을 거치면 인터뷰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하루 종일을 기다려도 결국엔 궁금증을 해결할 수는 없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거나 감추면 더 캐고 싶은 게 사람들의 묘한 심리다.
 
남북문제의 민감성을 감안하고 신중하려는 통일부의 태도가 오히려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정보 공개의 수위를 정하는 일 또한 쉽지 않겠지만 쓸데 없는 의구심과 의혹을 증폭시켜 소모전을 벌일 필요도 없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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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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