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댁만 햇살가득?..태양광 보급 사업 '허점 투성이'
보급 대상자 1% 내외..누진율 적용 대상이 경제적 혜택 모순
2011-11-11 11:46:13 2011-11-11 19:15:38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정부가 녹색성장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태양광 주택 보급 사업이 허점 투성이어서 논란이다.
 
보급 대상이 전체 가구 중 1% 내외인데다, 과다한 전기 사용으로 누진세를 납부하는 가구가 오히려 경제적 이득을 보는 역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도입하는 '햇살가득 홈' 제도는 월 20만원(600kWh) 이상 전기를 사용하는 가구가 3킬로와트(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을 설치할 경우 설치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정부는 이자와 금융 비용을 제외한 융자비 상환기간을 6.9년으로 예상하고, 내년 홍보기간을 거쳐 오는 2013년부터 본격적인 보급에 들어간다. 정부는 단독주택 7만 가구를 보급 대상자로 보고 있다.
 
◇ '햇살가득 홈' 대상자는 1% 내외.."생색내기 그칠 것"
 
하지만 정부의 목표 대상이 소득 수준이 높은 가구에만 해당돼 논란이 예상된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소득수준에 비례하기 때문에 정부 안대로라면 소득 수준이 높고, 자가 주택을 소유한 부유층만 혜택을 볼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최고 단계의 누진율을 적용받는 500kwh 이상 가구 비중은 전체 가구 중 5%로, 이들이 납부하는 전기요금은 부가가치세를 제외하면 10만5760원이다. 가정용 평균 전기 요금 3만435원(265kwh)보다 무려 3.5배가 많다.
 
한전 관계자는 "월 20만원 사용자들은 1%이내"라며 "평수가 넓고 전기설비가 많을 수록 누진세가 많이 붙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 20만원이 나오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농촌지역이나 평범한 가정은 20만원 이상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대기업 회장이나 저명인사들이 본보기로 설치하는 수준의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 누진율 적용대상이 경제적 혜택?
 
전기 사용이 많은 가구 위주의 보급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는 대기업·발전사·금융권이 공동으로 출연한 1030억원 규모의 보증펀드 중 내년에 680억원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전력 다소비 가구의 태양광 발전 설치 융자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누진율을 적용받는 가구가 거꾸로 누진율을 부담하지 않는 경제적 효과를 누리게 된 셈이다.
 
또한 전기 사용량이 많을수록 비용 절감효과가 큰 것도 에너지 절약이라는 원칙으로 볼 때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 반대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에너지 바우처(쿠폰)는 도입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차라리 저소득층에 기부 형태로 태양광 발전을 지원하고, 생산한 전기의 일부를 판매하도록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 사후 관리도 소홀.."남는 전력 판매 허용해야"
 
대상자도 한정돼 있지만 태양광 보급을 확대할 마땅한 유인책이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정부가 보급사업에 치중한 나머지 사후 관리에는 소홀하다는 것이다.
 
전세계 태양광 발전시장에서 1위인 독일의 경우 보조금 혜택과 함께 개인이 태양광 발전으로 쓰고 남은 전력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의 생산단가와 기존 전기 거래가격의 차이를 보전해주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위해 전기 사용료에 별도의 요금을 부과하는 등 지원 자금 마련에도 적극적이다.
 
박진희 동국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는 "독일이 다른 국가들보다 더 윤리적이기 때문에 태양광 보급이 많은 게 아니다"며 "발전에 투자할수록 돈이 생기게끔 제도를 만들었기 때문에 시장이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30% 이하의 정부 보조를 받은 가구만 남는 전력을 팔 수 있도록 해 남는 전력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개인이 없는 실정"이라며 "독일처럼 FTI를 유지하고, 전기요금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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