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권리찾기)⑪대출연장 동의 안했는데 수수료 내라니
2011-10-14 14:01:13 2011-10-14 14:02:07
[뉴스토마토 송지욱기자] 금융은 필요할 때 자금을 융통해 경제주체들이 원활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금융제도나 정책적 오류·부실, 금융회사의 횡포, 고객의 무지와 실수 등으로 금융소비자들이 금전적·정신적 피해와 손실, 부당한 대우를 당할 때가 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금융소비자들이 이런 손실과 피해를 입지 않고 소비자로서 정당한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사례를 통해 보는 '금융소비자권리찾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중소기업 자금으로 17억원을 대출받은 김모씨는 대출만기를 앞두고 금리가 낮은 다른 은행으로 갈아탈지 고민하고 있었다. 때마침 거래하던 은행에서 이틀 뒤면 대출 만기라며 기간 연장을 어떻게 할지 연락이 왔다.
 
전화 통화 당시 부인이 암 치료로 입원 중이라 경황이 없었던 김 씨는 사흘 뒤 지점으로 방문하겠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황급히 끊었다. 하지만 '지점에 내점하겠다'는 김 씨의 답변을 은행에서는 '기간 연장 동의'로 처리하고 연 6.95% 대출금리를 적용해 기한을 1년 연장했다.
 
약속한 날짜에 은행을 방문한 김 씨는 황당했다. 기간 연장 전에 비해 0.3%포인트 정도 대출 금리가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다른 은행들에 비해 금리가 높은 수준인데다 무엇보다 자신의 동의 없이 하루 만에 은행에서 기한 연장을 했다는 것에 기가 막혔다.
 
다른 은행에서 대출 조건을 비교한 김 씨는 거래조건변경과 추가약정서에 서명하지 않겠다며 결국 며칠 후 그 은행과의 대출을 모두 상환하기로 결심했다.
 
이에 은행에서는 대출 원금인 17억원을 비롯해 대출이자 226만원 상당과 대출기간이 연장된 만큼 중도상환수수료 850만원을 추가로 요구했다. 그렇게 김 씨는 17억1076만원을 은행 측에 상환해야 했다.
 
하지만 김 씨는 중도상환수수료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직원과 통화할 때 동의한 적도 없고 약정서 등에도 서명도 하지 않았는데 은행에서 임의로 연장 처리해서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게 됐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국에서는 "계약이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문서로 남기거나 구두 확인을 녹취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며 "하지만 구두 확인의 경우 명확하고 확실한 답변이 없을 경우 동의로 간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분쟁조정위원회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놓았다. 지점에 내점하겠다고 통화한 것을 대출 기간 연장에 대해 확정적인 동의 의사로 보기는 어렵고, 연장의 이자율이나 기간 등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 여신업무취급세칙 제500조에 따라 고객에게 거래조건변경이나 추가약정서를 받아야 되는데 김씨가 이를 작성하지 않은 점도 '계약 연장' 조건을 충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내 동의, 내 서명 없이 결정된 중도상환 수수료 850만원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씨가 은행에 이자, 중도상환수수료 등으로 지급한 1076만원 가운데 기간이 연장되지 않았을 경우 내야하는 정상이자와 연체이자 46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615만원 가량은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금감원 분쟁조정국은 "일반적으로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여유를 두고 결정하는 것을 고객 관리 차원에서도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다"며 "은행 측에서 자의적으로 대출을 연장하고 이를 파기했을 때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리는 것에는 분명한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움말 주신분=금융감독원 분쟁조정국 허환준 변호사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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