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코스피가 연일 속절없이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과 채권금리가 폭등세를 보이면서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물가 안정에 일조할 것으로 여겨졌던 환율이 급등하면서 오히려 하반기 물가 불안을 이끄는 강력한 변수로 떠오르는 등 한국 경제 전체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실물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물가는 기저효과와 환율 하락에 힘입어 9월초부터 안정될 것으로 점쳐져왔지만 환율이 치솟으면서 하반기 물가상승은 더욱 거칠어 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계 자금이탈로 주식· 채권시장이 흔들리고 환율이 급등하면서 금융시장이 공황에 빠져드는 가운데 환율 급등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사실상 한국경제가 급격히 침체에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 환율 9월 들어 105원이나 올라..물가고통 더욱 커질 것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3원 80전 떨어진 1166원에 거래를 마쳤다. 당국 개입으로 닷새만에 하락한 것이지만 장중에는 무려 1196원까지 치솟았다.
유럽발 신용리스크에 따른 대외신용경색 우려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달러 사재기에 나섯 탓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며 코스피지수는 이날 무려 100포인트 넘게 급락해 순식간에 1600선대로 주저앉았다.
환율 급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환율은 수입물가를 움직이는 주요 변수다. 지난 8월 수입 물가가 석 달만에 오름세로 전환한 이유도 환율때문이었다. 원달러 환율 평균이 7월 1059원에서 8월 1073원으로 14원 오르면서 수입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9월 들어 환율이 1061원에서 1166원으로 무려 105원이나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입물가 대폭 상승은 불가피해보인다.
수입물가는 일정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앞으로 서민들의 물가 고통도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8월 물가 상승률은 5.3%로 3년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당국은 9월에는 기저효과로 물가상승률이 상당폭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환율 급등으로 이 마저도 장담할 수 없게됐다.
◇ 환율, 물가 상승압력 높이는 '위험요인'
전문가들은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여겨졌던 환율이 금융불안을 계기로 물가안정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9월 들어 채소값이 전년대비 20%이상 떨어지는 등 기저효과로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환율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수입물가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당분간 어려운 물가여건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 쏠림을 우려하며 당국이 실물 개입에 나선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환율의 변동성만 키우고 재정건전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관계자는 "지난달 환율이 1050원선 부근에서 당국이 방어에 나서지 않았다면 오히려 현 수준까지 오르진 않았을 것"이라며 "달러매수기조가 확산되는 현 상황에서 당국이 개입한들 환율 상승을 막기엔 역부족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