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내년부터 강화되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의 기금운용과 관련해 증권사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9일 매 분기별 평가를 통한 국민연금의 거래증권사 선정과정에서 로비를 하는 금융회사에 대해 단 한 차례 적발만으로도 거래제한에 나서는 강력한 '원 스트라이크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전 국민연금에서 주식운용위탁을 받아오던 증권사들로서는 정당한 실력과 메뉴얼에 의한 경쟁에 나서야해 이전보다 강화된 법인영업 방안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 '절대甲' 국민연금, 바라보는 '절대乙' 증권사
국민연금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증권사와 운용사를 통해 주식 34개사, 채권 66개사 등 총 100개에 달하는 포트폴리오로 기금을 운용해왔다.
일반적으로 국민연금관리공단의 기금은 위탁운용사에서 주식투자를 결정하게 되고 증권사들의 경우 신탁이나 랩 형태의 펀드를 통해 일부 자금의 운용에 직접 나서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투자관련 리서치 자료와 운용을 위한 섹터별·종목별 투자 의견을 제시하는데 그치며 주문체결 업무 등을 통해 수익을 벌어들였다.
전체 운용 금액만도 189조원이며 이 가운데 주식에 투자하는 규모만도 70조원으로 전체 증권사가 벌어들이는 연간 주문체결 수수료는 47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규모가 크다보니 절대 '갑'인 국민연금의 증권사와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기금의 운용과 투자 위탁을 받기위한 증권사들의 노력에는 암묵적인 편법이 동원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부터 국민연금 기금운용 혁신방안을 통해 '원 스트라이크' 제도와 함께 거래기관 선정과정에서 투명성도 크게 높이기로함에 따라 일부 증권사들의 실질적 내실 다지기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내년부터 거래증권사와 위탁운용사 선정과정에서는 포괄적인 배점과 평가항목만을 밝혀왔던 이전 평가방법이 대폭 개선돼 평가항목이나 배점 등 세부적인 평가기준이 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고 선정과정에서 탈락하는 기관에 대해서도 탈락 사유와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고지된다.
거래기관 선정에서도 과거와 달리 외부전문가(전체 7명중 4명)을 포함한 선정 위원회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명확한 성적표를 받게될 증권들은 저마다 경쟁력있는 대책마련에 고심중이다.
◇ 대형證 '활짝' vs. 중소형證 '긴장'
정부의 혁신방안에 가장 큰 우려를 내보이는 것은 분기별 투자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B와 C 등급의 중소형 증권사들이다.
국민연금은 매 분기별로 증권사들의 리서치와 종목추천 능력, 운용지원 서비스와 질 등을 정량·정성적으로 종합 평가해 S등급에서부터 C 등급으로 구분, 투자위탁 거래기관을 선정해왔다.
일반적으로 대형증권사들이 상위 등급을 차지하며 가장 많은 투자위탁을 담당했고, 중소형 증권사들이 소폭의 등락속에 그 뒤를 이어왔다.
대부분의 대형 증권사들은 이번 정부의 혁신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 5년간 가장 높은 S등급을 차지해온 한 A 증권사는 "대형사의 경우 방침이 바뀌어도 특별하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실력과 고객관리의 역량으로만 평가를 받을 수 있어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형 증권사의 경우도 "이미 운용과 종목 선정 부문에서 꾸준한 실적을 통한 안정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원스트라이크) 제도 변경에 우려는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규모의 경쟁에서 밀리는 만큼 보다 새로운 관점의 법인영업 노력이 필요해졌다"고 하소연했다.
이들 증권사들은 "특히 중소형 증권사로서 최대한의 강점을 내보일 수 있는 리서치와 시장 싸이클 변화에 맞춘 지속적인 세미나 개최는 물론 안정적 종목을 발굴 노력이 강조될 것"이라는데 입을 모았다.
특히 지난달 감사원 보고서에서 선정과정에서 로비를 제공한 혐의를 받았던 B 증권사는 "시장에 대한 전망과 기업실적 등에 대한 하우스 의견을 적극적으로 거래기관에 전달 노력이 중요해졌다"며 "리서치센터와 긴밀한 협조, 탐방 동행 등의 기본적 역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길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사의 한 관계자도 "국민연금이 시장에서 중요한 먹거리이지만 올해부터 커진 연금의 직접운용 규모와 혁신 방안은 증권사와 운용사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위탁기금이 공적자금인만큼 이러한 시장변화는 당장 이달말 예정된 기관선정에서부터 각 기관들의 새로운 노력을 이끄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