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국기자] 금융당국이 비상체제에 돌입한 지 이틀째 날에도 당국은 시장 안정을 위한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 확보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연기금도 매수 및 투자 한도를 확대키로 하면서 당국과 연기금의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제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감독원과 함께 개최한 제2회 비상금융합동점검회의에서 은행의 외화 유동성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신 부위원장이 참석자들에게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 확보의 중요성을 얘기했다”며 “단기 외채가 아닌 장기 외채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김석동 위원장의 “은행들이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절대 믿지 말라. 내가 세 번이나 속았다”며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정부에 손을 벌리는데, 그런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는 가만두지 않겠다”는 발언에 대한 부연 설명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은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에 대해 ‘속인 적이 없다’며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들이 숫자를 속였다는 것이 아니라 세 번의 위기 때 단기 외채도 포함해 당국에 외화 유동성 규모를 보고해 실제 대응능력이 과대평가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신 부위원장도 은행의 장기 외채 비중 확대를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유럽 36%, 미국 28%, 아시아 35% 등 현재의 외화차입 구성을 중국·중동지역으로 다변화 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악성루머에 대한 감시도 더욱 강화키로 했다. 금감원은 풋옵션 매수 등 약세장에 배팅하는 포지션을 취한 후 악성루머를 유포해 막대한 부당이익을 취득하는 부정거래행위와, 근거 없는 금융시장 위기설 등 투자자 불안 조성자료 유포 등을 중점 감시키로 했다.
아울러 주요 연기금들도 최근 주가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매수에 나서기로 했고, 4대 연금 중 가장 규모가 큰 국민연금도 이달 배정된 투자 한도를 확대키로 했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의 외화 유동성 확보에 대한 부작용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은행들이 이미 외화 자금을 꾸준히 조달하고, 장기차입을 늘리는 등 철저히 대비해 온 상황에서 다시 외화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설 경우 차입비용만 늘어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지난 2008년 667억달러에 달했던 은행권 단기 채무는 지난 3월말 현재 485억달러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장기 채무는 597억달러에서 669억달러로 늘었다. 국내은행의 7월 중장기차입 차환율도 전월보다 79.4%포인트 상승한 190% 수준이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외화 유동성 확보를 강조할 경우 국내은행들에 위기 징후가 있는 것처럼 인식될 수 있다”면서 “필요 이상으로 외화를 차입할 경우 이자비용만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이승국 기자 in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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