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2008-07-10 14:45:24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0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5%로 동결했다. 물가불안과 불확실한 경기 전망에 따라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힘든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물가관리 책임자로서의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일문일답이다.
 
- 금리인상 외 다른 방법으로 물가를 안정시킬 방법이 있나
 
▲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식은 물가 안정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해서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다.그 다음은 금융권 간에 거래되는 초단기 자금의 거래 금리를 정해진 실제 운영 목표 수준에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주로 공개시장조작 정책, 예를 들어 채권 매매 등를 통해 이뤄진다.
 
우리가 통화 정책을 운영할 때는 기본적으로 기준금리의 변경과 기준금리를 유지하기 위한 공개시장 조작이 기본적인 통화정책 수행방식이다. 그러나 다른 수단도 있다. 99년 이후 지준율 변경, 총액한도대출의 한도 변경 등의 수단을 실제로 사용했다. 다만 어디까지나 기본은 기준금리 조정과 기준금리를 유지하기 위한 공개시장 조작이다.
 
- 환율만으로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나
 
▲ 환율에 관한 한국은행의 기본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환율도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변수다. 주식시장에서 결정되는 주가를 당국이 자의적으로 할 수 없고 국채금리를 자의적으로 할 수 없듯이 환율도 당국이 결정할 수 없다.
 
단지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경우 가끔 시장 쏠림 현상과 기대감으로 인한 시장의 과잉반응이 나타난다. 그러한 기대나 쏠림이 너무 한쪽으로 증폭돼 결과적으로 경제 안정에 손상이 염려되면 정책 당국이 이에 대해 경고를 하거나 시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외환시장의 수급사정과 같은 경제의 기본적인 흐름을 외환정책 당국이 바꿀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환율 정책만으로 물가를 안정시킬 수는 없다.
 
환율도 경제의 중요한 가격변수이기 때문에 모든 가격변수는 안정되는 것이 맞다. 안정되는 것이 고정된다는 뜻은 아니다. 수급에 따라 자연스럽게 오르고 내려야 한다. 환율을 특정 수준에서 붙잡아 물가안정을 달성한다는 것은 아니다.
 
- 재정부는 단기외채 증가에 대해 위기라고 이야기했는데 한은은 다르게 보는가
 
▲ 우리 나라 채무가 늘어나는 첫 번째 이유는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나타나는 일방적인 현상이다.
 
둘째는 국제 경기 침체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돈을 회수하기 때문이다. 주식을 팔면서 외환을 가져가는 것을 보충하는 방법은 돈을 빌려서 주거나 외환보유액을 사용하는 방법뿐이다.
 
외채증가는 주식이라는 외채에 안 잡히던 채무가 채권이라는 외채 포함 채무로 바뀌는 과정이다. 또 과거 경상수지 흑자가 상당기간 이뤄지다가 원유가격 상승으로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런 이유들이 겹쳐 외채가 늘어나고 우리나라가 순채무국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단지 순채무국으로 넘어 간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나라의 국가 신인도가 갑자기 떨어지거나, 위기 정도로 다룰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지난 번 한은의 발표에 대해서 오해가 있는데, 그 당시 내용은 한은이 최소한 6월 말까지는 순채무국으로 안 넘어간다는 뜻이었지 절대 순채무국으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었다.
 
국민불안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한은이 이야기했던 것이지 기획재정부와 사실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때그때 국민의 반응이 지나치다 싶으면 그런 반응을 완화하기 위해 설명하는 것이다.
 
- 정부와 한은의 환시개입이 단기적으로 외국인들의 주식매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 최근에 그런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7월 들어 주가 움직임을 보면 대체로 이머징 마켓의 주가 움직임과 비슷하다. 지난 며칠 동안 외환 당국의 환율 정책에 대한 태도가 주식시장의 외국인 매도에 뚜렷한 영향을 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단지 논리 차원에서 그런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본다.
 
실제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면 여러 나라, 특히 우리나라와 비교 가능한 국가들의 주가가 움직이는 모습은 우리와 비슷했다.
 
- 내년 경상수지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 아직 내년도 경상수지 규모를 얼마로 전망하는지 발표할 단계는 아니다. 단지 원유가격이 130~140달러로 지속되거나 소폭 하락에 그친다면, 내년 경상수지도 적자 가능성이 많다.
 
- 자산시장 붕괴에 따른 한국경제 위기가능성은
 
▲ 자산가격이 급락해서 우리 경제에 큰 혼란을 가져올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는 경제 전체를 봐야 한다. 체제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물가 안정도 불가능하다. 금융 시스템 전체 안정이 흔들릴 수 있는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 전체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우리나라 금융자산 시장에 큰 위험이 올 것으로는 보고 있지 않다.
 
- 인플레 기대심리가 지난 달보다 더 심각해졌다고 보는가
 
▲ 인플레 기대심리가 한 단계 더 발전했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4~5%의 물가상승률이 올 해 계속되고 있어 일반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조금씩 올라 왔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는 그런 부분을 뚜렷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전달하려 한 것이다.
 
지금 임금부분에 그런 모습이 나타났다는 것은 아니다. 내수, 중소영세기업들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당장 임금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임금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2차 효과의 핵심이 임금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임금이 안정되면 물가는 안정된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원유가격이 두 배가 됐다. 연간 원유수입대금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가 나빠지지 않거나, 물가가 오르지 않을 수는 없다. 단지 국민들이 겪는 고통이 고루 분산되고 가급적 짧은 기간에 끝나서 빨리 물가가 목표범위 안으로 들어오는 안정된 경제상황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돌아가는 것은 올해에는 어려울 것이다. 내년에도 물가가 3%로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내후년에라도 3%로 와야 우리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한경연에서 가능성으로 제시했듯이 3년 내내 6%의 물가상승률이 계속되면 국민들의 기대인플레가 높은 수준으로 고정돼 모든 경제 결정이 6%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그러면 우리나라가 고물가국으로 고착되는 것이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유가상승을 국내에서 흡수해야 한다. 그러한 고통을 분담하지 않으려는 행동이 임금 인상과 가격 인상이다. 나만 손해를 안 보겠다고 경쟁적으로 가격을 올린다고 고통을 안 받는 것이 아니다. 물가를 가급적 최대한 빨리 안정된 상황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 향후 상당기간 높은 물가가 지속될 것이라는데 구체적으로 얼마인가
 
▲ 금년에 4.8% 평균물가상승률을 잡았지만 내년에 당장 3%대로 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물가는 한 번 오르면 관성이 있고 공공요금이 현실화되지 않은 추가상승압력이 있다. 지금부터라도 원유가격이 내려가 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가가 금방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금년 하반기에는 물가상승률이 높고 내년 상반기에도 안정되기는 쉽지 않다.
 
- 하반기 물가 5.2%는 공공요금 동결을 전제한 것인가
 
▲ 금년 하반기 한국은행 물가 전망에 들어있는 공공요금은 전기료와 가스료다. 하반기 전망은 요금동결을 전제로 해서 낸 것이다. (공공요금이) 인상될 경우 물가상승률은 조금 더 오를 것이다. 상승폭이 크지는 않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한은이 물가상승률을 크게 본 것은 아니다.
 
- 정부의 유동성 관리대책은 미시적 관리 내용이었다. 이런 대책만으로 유동성이 잡힐 수 있나
 
정부가 하반기 경제 운영방안에서 유동성 문제를 언급했다. 현재 금리 조정을 중심으로 한 통화정책은 중앙은행이 결정한다. 따라서 정부가 언급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유동성이 늘어난다는 것은 유동성을 공급하는 주체가 금융중계기관이 자기 부채를 늘린다는 것이다. 거기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다.
 
가장 본질적인 것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지만 그 외에 여러가지 요소가 많다.
 
만약 은행이 이익이 많이 나 자본이 충실하다면 은행은 외형을 키우려고 할 것이다. 그런 것들이 유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날 경우 정부는 여신심사를 할 때 담보물의 가치에 대해 보수적으로 엄격하게 보라던가 결산시 미래의 손실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으라고 지적해 금융중개기관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정책 수단은 통화정책이다.
 
- 한은이 통화정책 기조언급을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 금통위원 사이에도 논의가 많다. 시장에 전달하는 것은 기술적인 부분이다. 금통위 의결문이 있지만 조사국이나 시장국에서 본 경제동향도 나가는데 실물경제 동향에 어떤 표현을 쓰느냐, 금통위 의결문에 어떤 표현을 쓰느냐, 전달 할 때 어떤 표현을 쓰느냐에 신경쓰고 있다.
 
기조언급이 한국은행의 생각을 전달하는 전부는 아니다. 여러가지 경로를 생각해서 전달하고 있다. 그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봐 한국은행이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는 것을 봐 주길 바란다.
 
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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