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코스닥)코스닥, 투자자의 꿈에서 '개미지옥'으로
2011-05-20 18:09:55 2011-05-20 18:59:02
[뉴스토마토 안승현기자] 박성훈 글로웍스 대표와 김준홍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글로웍스의 주가 조작 외에 또 다른 상장사의 시세를 조작한 혐의(뉴스토마토 20일자 기사 참조)가 검찰에 포착되면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박 대표는 디지털 음원시장의 시초인 벅스뮤직의 창업주로 한때 벤처신화를 대표하는 인물이었으며, 김 대표는 굴지의 대기업인 SK텔레콤 상무 출신이다. 글로웍스는 현재 상장폐지가 기정사실화된 상황. 코스닥 벤처 신화가 부정부패의 대명사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코스닥의 모럴헤저드가 심각하다. 금융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고 일어나면 벌어지는 배임•횡령과 경영진들의 주가조작 사건이 개인투자자들의 꿈이어야 할 코스닥을 개미지옥으로 만들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닥에서 벌어진 배임횡령 사고는 17건에 달한다. 한 달에 한 달에 3건씩 배임횡령 사고가 발생한 셈. 코스닥의 배임횡령이나 주가 조작은 고스란히 투자자들이 손해를 떠 앉게 되어 있다. 개미들이 매수했던 종목의 주식이 상장폐지당하거나 끝없는 주가 하락으로 휴지조각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
 
◆ 개미의 꿈, 허공으로 풍비박산
 
글로웍스는 2009년 몽골 금광개발사업과 관련한 허위정보 덕에 주가가 급등했다. 또 글로웍스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들인 베넥스인베스트먼트도 주가 급등기에 지분을 모두 내다팔아 13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뒀다. 이 주식들을 받아든 것은 결국 주가가 오르자 뛰어들었던 개미들이다. 글로웍스가 상장 폐지될 경우 아직까지 주식을 들고 있는 투자자들은 남에게 손해를 떠넘기는 소위 ‘폭탄돌리기’로 또 한 번 진흙탕 싸움을 벌여야할 판이다.
 
지난 11일 에코솔루션은 전 경영지원총괄 사장과 이민환 전 재무이사가 총 26억원 가량을 횡령, 배임한 혐의가 드러나 구속됐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상장폐지 대상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즉각 거래를 정지 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 초 주당 614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배임횡령 사고가 발생했을 무렵에는 141원까지 떨어져 거의 휴지나 다름없게 됐다. 하루에 800만주가 넘게 거래된 만큼 여기에 물려 있는 투자자들의 숫자도 막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직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에서 소위 ‘손을 탄다’라는 말이 있는데 건실하던 코스닥 상장사의 경영인이 전문 브로커들의 유혹에 넘어가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며 “손을 타기 시작하면 상장사 하나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고 말했다.
 
◆ 한국거래소, ‘클린 코스닥’ 효과 있나
 
한국거래소는 매년 코스닥 시장 건전성 강화를 위해 관리 감독 규정을 강화 하고 있다. 올해에는 반복적 위법행위로 시장 건전성을 해치는 업제 들을 별도로 관리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거래소는 코스닥시장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투자주의 환기 종목이 신설해 요주의 종목 33개사를 지정했다. 종목 선정에는 시가총액, 부채비율, 수익성 비율, 자본잠식 등 양적변수에 공시위반, 대표이사 변경, 회계기준 위반, 횡령ㆍ배임 등 질적 변수가 모두 감안됐다.
 
기업들의 코스닥진입은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고 대신 부적절한 기업들에 대해서는 매서운 회초리를 들겠다는 의지다.
 
정운수 코스닥시장 총괄부장은 “코스닥 시장은 원래의 의도를 살려 우수한 기업들에게 문턱을 낮추는 게 맞다”며 “그러나 문제를 일으키고 건전성을 헤치는 기업들은 단호하게 속아 내어 투자자 보호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안승현 기자 ahn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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