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미국이 실망스러운 4월 경기지표를 발표하면서, 미국 경제가 소프트패치(soft patch)에 빠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소프트패치는 경기가 상승 국면에서 본격적인 후퇴는 아니지만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의미한다.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제조업 경기가 위축된데다 주택시장이 침체를 이어가고 있고, 고용회복 역시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2분기 경제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초 전문가들은 2분기 미국 경제가 3~3.5%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 제조업 지표 부진 = 그간 경기회복세를 주도해오던 제조업 성장세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최근 연이어 발표된 뉴욕과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미국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경기지수는 이달에 3.9를 기록하면서 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달의 18.5보다 큰 폭 감소했고, 시장예상치 20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뉴욕 지역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도 이달 11.88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달의 21.7보다 절반 가량 줄었고, 시장예상치 19.85도 크게 하회했다.
원자재 가격부담으로 원가부담은 커졌지만, 주문은 크게 줄었다. 지불가격지수는 57.69에서 69.89로 큰 폭으로 뛰면서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신규주문지수는 전달 22.3에서 17.2로 크게 하락했다.
지난달 미국의 산업생산은 예상을 깨고 제자리걸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4월 산업생산이 지난 3월 0.7% 늘어난 것과 달리 큰 변동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톰 포르첼리 RBC캐피털마켓츠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활동이 멈추지는 않겠지만, 아마도 정점은 지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러셀 프라이스 어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이 그간의 가파른 성장세에 이어 이제는 완만한 성장세로 접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주택건설경기 침체 = 미국의 주택건설 경기도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4월 기존주택판매가 전월대비 0.8% 감소한 연율 505만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달의 509만채보다 감소했고, 시장의 예상치 520만채도 밑도는 수준이다.
신규주택쪽은 더 심각하다. 4월 중 주택착공 실적은 전월대비 10.6% 급감한 52만3000채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예상치 56만~57만채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주택신축 허가건수도 55만1000채로 예상치 58만~59만채를 큰 폭으로 밑돌았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웰스파고가 집계하는 5월 주택시장지수는 16을 기록해, 시장예상치 17을 소폭 하회했다.
밥 닐센 NAHB 회장은 "주택 건설업체들의 신뢰도가 지난 6년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며 "차압주택 헐값 판매경쟁과 주택대출금 부족, 부정확한 주택가격 평가, 정부 지원축소안 등의 영향으로 향후 시장 전망이 흐려졌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 신규실업자수 2주연속 급감..경기회복 희망(?)= 미국의 주간 신규실업자수가 2주 연속 급감하면서 향후 경기회복에 대한 희망을 남겼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신청자수는 2만9000명 감소한 40만9000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고용이 회복단계임을 의미하는 40만명선을 6주 연속으로 웃돌고있어, 고용회복을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옐레나 슐야티예바 BNP 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일반적으로 실업이 감소하고 있다고 판단하려면, 한동안 40만명 아래에서 신규실업자수가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켄 골드스타인 컨퍼런스보드 이코노미스트도 "경제는 완만하게 성장하면서 일부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경제 활동의 속도에는 변화가 있겠지만 올해 가을까지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은 "미국 경제가 최근 소프트 패치 양상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는 다시 성장 기조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미국 주가와 달러화 가치는 부양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미국 경제가 소프트패치를 받았다는 관측에 뉴욕채권시장에서는 미국 국채가격은 강세를 나타냈다.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개월만에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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