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정부가 16일 발표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금 유동성 확보와 사업구조개선 추진안'에 대해 '알맹이 빠진 대책'이란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경기회복 지연과 채권발행 부진으로 LH가 올해 계획한 총사업비 30조원 중 6조원의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오전 당정협의를 거쳐 ▲손실보전 대상사업 확대 ▲보금자리 분양대금채권 자산 ABS발행 ▲판매특수법인 설립 ▲재정지원 기준단가, 재정분담율 추가상향 등 LH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최근 LH의 부실경영, 자금난, 늘어나는 부채 등을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라기보다 LH 지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정부의 `명분 쌓기`라는 지적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특히 이번에 내놓은 대책의 대부분이 법 개정이라는 큰 과제가 남은데다 민간참여 사업의 경우 업계의 반응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직접적 재정지원 없는 `생색내기`
정부는 이번 방안에서 LH의 신용회복과 단기 회복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정부는 LH의 국민주택기금 융자금 30조원에 대해 채무변제 순위를 '후순위 채권'으로 전환시키기로 했다. 빚 받을 기한을 뒤로 미뤄준 것이다.
30조원은 LH의 지난해말 기준 총부채 125조원의 24% 수준이며, 금융부채 90조7000억원의 30%에 해당한다.
후순위 채권 전환은 실질적인 부채상환 지원보다는 LH의 신용보강을 통한 시장 이미지를 개선해줘서 다른 곳에서 또 다른 빚을 융통할 수 있게 해주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보금자리 주택사업과 산업단지 건설에만 적용하던 손실보존을 운영손실이 큰 임대주택, 세종시와 혁신도시 대상사업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직접적인 재정지원 계획은 아직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LH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을 확대할 경우 발생할 비난 여론을 염두에 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창수 국토해양부 1차관은 이에 대해 "LH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정부의 의지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 경기 얼어있는데 `SPV 설립`..지자체와 마찰 불가피
정부는 또 LH의 약 27조원에 이르는 미매각 자산 처분을 위해 판매특수 법인(SPV)를 설립, 재고자산을 이전 한 뒤 채권발행 등을 통해 미매각 자산판매대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미매각 토지를 위탁판매하거나 선별적으로 매각할 방침이다.
하지만 미매각 자산을 처분하기 위해 LH의 노력이 없었던 것이 아닌데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 지금 당장은 LH 경영정상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거환경개선 신규사업의 경우도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고 현지개량방식으로 유도하며, 산업단지 중 일반산업단지 개발도 지자체 중심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지자체가 뉴타운과 같은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벌일 때는 정부 지원과 협의가 어렵게 돼 재정여건이 열악한 지자체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 차관은 이와 관련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변질되면서 사업성이 떨어지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지구가 계획되고 있다"며 "아주 어려운 지자체 외에는 LH가 끌고 갈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제 지자체가 알아서 사업을 추진하라는 통보와 다름 없다. 지자체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수도권의 한 자치단체장은 "지자체에 모든 잘못이 있다는 듯이 매도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지자체가 무리한 사업을 벌였다손치더라도 정부가 이제와서 발을 빼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 박관종 기자 pkj3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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