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모피아' 전성시대..힘있는 자리 '싹쓸이'
지경부·금융위·공정위 수장 이어 경제수석도 '모피아' 출신
관가 이어 금융권 전반에 포진..능력 우수하지만 '관치' 우려도
2011-02-09 14:19:53 2011-02-09 19:00:06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지난 7일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에 김대기 전 문화부 차관이 임명됨으로써 이명박 정부의 3기 경제팀이 꾸려진 가운데, 금융권 전반에 일명 '모피아'의 영향력이 막강해지고 있다.
 
모피아란 옛 재무부의 영문 머리글자인 (MOF, Ministry of Finance)와 이탈리아 조직폭력단인 '마피아'를 결합한 단어로, 재무부 출신 인사들이 정계와 금융계 등으로 진출해 산하 기관들을 장악하고 거대한 세력을 구축한 것을 빗댄 용어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에는 기획예산처 출신들이 정부와 금융계의 요직을 점령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주요 경제부처 요직을 비롯해 금융권 수장 자리 대부분을 '모피아'출신이 꿰차고 있다.
                                      
 
◇ 모피아, 이명박 정부 경제운용의 주축
 
모피아출신 인사들은 지난 2009년 1월 개각때도 지난해말 개각에서도 대거 경제요직을 차지했다.
 
2009년 1.19 개각당시 윤진식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진동수 금융위원장 등이 그 주축을 이뤘다.지난해 말 개각에서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라는 모피아체제가 확고히 유지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장에는 김동수 전 재경부 차관이 옮겨갔다.
 
최근 김대기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대통령 경제수석으로 임명한 것도, 모피아가 경제부처를 장악하고 있다는 인식에 따라 균형을 맞추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모피아들은 관가에만 그치지 않고 금융권 전반으로 넓고도 치밀하게 포진돼 있다. 금융권역별 협회장 중 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을 제외하고 모두 관료출신이라는 점이 대표적인 예다.
 
이우철 생명보험협회장,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모두 모피아 출신이다. 이들은 모두 재무부를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기획행정실장,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이우철 생보협회장은 강만수 특보의 대학 후배에다 관료 후배이며, 소망교회 금융인 모임의 일원으로 '강만수 라인'으로 통한다.
 
지난달 새로 취임한 우주하 코스콤 사장도 모피아 라인이다. 2000년 들어 현재까지 선임된 7명 사장 중 민간출신 정연태와 김광현 사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재경부 출신이며, 그 중에서도 재경부 세제실 차지였다.
 
김용환 신임 수출입은행장도 재경부를 거친 관료 출신이며 향후 금감원장의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까지 가세한다면 금융가라인은 모두 모피아가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아가 모피아들은 민간영역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신한금융와 우리금융회장의 유력후보로 거론됐던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그 중심이다.  강 전 장관은 최근 금융지주 회장에 관심없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금융권은 여전히 강 전 장관을 금융지주 회장선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 '업무능력 탁월' 평가 vs  '관치금융' 우려
 
이처럼 모피아가 경제와 금융권 요직을 꿰차고 있는 것은 강한 추진력과 탁월한 업무능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모피아는 기획력이 돋보였던 기획예산처 출신과 달리 위험관리와 같은 현실문제에 탁월하다는 평가다. 특히, 최중경 장관과 김석동 위원장은 재무부 시절 '최틀러'와 '대책반장'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모피아 중에서도 강한 업무추진력과 돌파력을 보여줬다.
 
때문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위험관리에 탁월한 모피아를 기용할 수 밖에 없다는 옹호론도 있다. 우리금융과 산업은행 등 민영화와 물가불안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여전히 모피아의 역량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들은 전형적인 관료출신으로 과감한 기획과 비전 제시보다는 자리보전을 위한 성과에 치중해 외려 조직에 해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금융위기가 어느정도 끝나고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하는 시점인데도 모피아 출신들에 의해 과거 개발독재 시절의 '관치금융'이 부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약해 지지기반이 미약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금융권관계자는 "해당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약한데 얼마나 업계를 이해할 수 있겠냐"며 "과거 생보협회와 코스콤을 비롯한 해당업계의 노조들이 낙하산인사라고 반발했던 이유도 이때문 아니겠냐"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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