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구조조정)③감독당국 '관치 구조조정' 성공할까
2011-01-25 16:58:52 2011-01-25 19:10:52
[뉴스토마토 안지현기자] 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처분을 시작으로 금융당국이 본격적인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올 한해 다른 부실 저축은행에 대해서도 대주주 자격박탈이나 인수합병 유도 등의 강력한 방식을 동원해 구조조정을 지속한다는 방침이어서, 저축은행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우선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삼화저축은행을 금융지주사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유도해왔다. 업계에서는 또다른 부실 저축은행에 대해서도 금융지주사가 이를 인수하는 구조조정 방식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앞으로 저축은행 부실을 메워주는 비용을 금융권이 공동으로 부담하도록 하는 한편, 지속적인 부실 여부 모니터링과 대주주 자격 심사 등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부실의 원인이 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감독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25일 발표한 올해 업무 기본 방향에서도 이런 내용을 강조하고 향후 저축은행 감독을 지방은행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당국 '공동계정' 추진에 은행·정치권 반기..부실처리 비용 쉽지 않을 듯
 
현재 저축은행 예금자보호를 위해 적립해둔 예보기금내 저축은행 계정에 돈이 한 푼도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각 업권에서 빌려와 저축은행 부실을 막은 것만 3조원 가량인 데다 이번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로 가지급금만 4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더이상 추가적인 공적자금을 저축은행 부실 메우기에 쏟아붓는 것에 대한 여론의 반감도 만만찮다. 금융당국이 이미 발생한 저축은행 부실에 대해 금융권 공동으로 비용을 부담키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은행·보험·증권 등 각 업권으로 나뉘어진 예금보험기금의 개별 업계 계정에 들어올 기금 가운데 50%를 떼어내 '공동계정'을 만들고 이를 부실저축은행 정리에 사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안은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를 앞두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감독 책임을 회피하고 저축은행의 도덕적 해이를 방조하는 대책이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지금도 저축은행이 은행·보험 계정에서 3조4000억원 가까이 빌려 쓰고 있는데 되갚을 장치도 없이 공동계정을 통해 추가로 지원을 받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모럴 해저드"라며 반대가 거센 상황이다. 
 
은행에서도 "저축은행을 위해 일방적으로 공동 계정을 만드는 것은 부당하다"며 '관치'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고 있는 감독당국의 '공동계정' 마련 드라이브에 반기를 드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 금융지주사 끌어들인 구조조정.."'관치'로 부실 전가는 곤란"
 
현재 저축은행 구조조정 신호탄으로 지목된 삼화저축은행 인수에는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가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시중은행을 핵심 사업으로 금융지주사들이 참여토록 하는 방식에도 시선이 곱지 않다.
 
삼화저축은행 매각은 종전과 달리 인수자가 직접 저축은행을 설립해 자산과 부채를 떠안는 자산·부채 이전(P&A)방식으로 이뤄진다. 예보는 삼화저축은행의 순자산부족분에 대해선 예보기금을 투입해 메워주는 주는 '보너스'로 금융지주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저축은행이 아닌 금융지주사들이 인수에 나선 배경에는 지난 2008년 대형 저축은행 들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동반 부실을 낳았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실 저축은행을 또 다른 저축은행에 떠넘기면서 생긴 연쇄 부실을 막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에 대해 일부에서는 공적자금 투입을 피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저축은행 업계의 '자율적 구조조정' 정책이 실패하자 '관치 구조조정'의 칼을 빼든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또 부실 저축은행 인수로 금융지주사가 동반부실화할 경우 금융지주사의 자회사인 시중은행 등의 고객들에게 손실을 전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관치 구조조정'에 동원됐다는 비판에 대해 해당 금융지주사들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은행들은 그동안 저축은행 인수에 줄곧 관심이 있어왔다"며 "앞으로 인수가격이 적절한지가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대한 감독당국의 의지가 워낙 강해 부실 저축은행들도 대주주 증자 등의 자발적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과거와 같은 관치식 구조조정으로 부실을 전가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 안지현 기자 sand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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