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기둥 없앤 GV90, 전복 땐 14톤까지 견딘다
코치도어 안전 위험 우려 기술로 입증
차체 새장처럼…‘히든 롤케이지’ 적용
2026-10-29 08:30:00 ㅣ 2026-10-29 11:27:31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제네시스가 GV90 네오룬에 앞문과 뒷문 사이 기둥(B필러)이 없는 코치도어(양옆으로 열리는 문) ‘네오룬 아치 게이트’를 적용하면서도 차체 강성과 충돌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복 사고를 가정해 지붕을 위에서 누르는 자체 시험에서 14톤 이상의 하중을 견뎠다는 설명입니다. B필러가 맡던 역할을 차체 골격과 문 안쪽으로 나눠 맡기고, 앞 기둥(A필러)부터 지붕까지 이어지는 골격 속에 강철 파이프를 넣어 차체를 새장처럼 감싸는 ‘히든 롤케이지’ 구조를 적용했습니다.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SUV GV90 네오룬. (사진=뉴시스)
 
제네시스는 지난 28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GV90 테크 데이’를 열고 이 같은 기술을 설명했습니다. 지난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월드 프리미어에서 코치도어와 루프 에어백 등 주요 기술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B필러를 없앤 데 따른 안전 우려를 어떻게 풀었는지 구체적인 시험 수치로 제시한 것이 핵심입니다.
 
구조는 크게 세 갈래입니다. 먼저 B필러 없이 넓게 열린 문 주변을 하나의 고리처럼 단단하게 이었습니다. 앞 기둥부터 지붕까지 이어지는 골격 안에는 길이 2.5m의 고강도 강철 파이프를 넣고, 파이프와 기둥이 만나는 부위에는 단단하게 굳는 충전재를 채워 결합 부위를 더 튼튼하게 했습니다. 문 안에는 B필러 역할을 대신하는 초고강도 강철 막대를 넣고 문 위아래의 잠금장치 부위를 보강해, 문이 닫힌 동안 지붕과 옆면에 가해지는 힘이 차체로 전달되도록 했습니다.
 
개발진은 이 구조가 레이스카의 롤케이지, 즉 사고가 나도 운전자를 지켜주는 철제 보호 구조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레이스카처럼 실내에 파이프를 드러내면 머리 부상과 에어백 전개, 외관 측면에서 문제가 있고, 천으로 가리면 실내 공간이 줄어 개방감을 내세운 GV90의 콘셉트와 맞지 않아, 차체 단면 속 빈 공간에 파이프를 숨겨 넣는 방식을 택했다는 것입니다.
 
히든 B필러 구조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옆에서 부딪혔을 때는 문 안의 강철 막대가 충격을 분산합니다. 문 아래쪽 잠금장치와 맞물리는 차체 쪽 걸쇠는 부러지지 않고 휘어지도록 설계해, 충돌 중에도 문이 열리지 않게 잡아줍니다. 초기에는 걸쇠를 단단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지만 한계가 있어 구조와 재질도 바꿨습니다.
 
전복 사고에 대비해 차량이 뒤집힐 때 천장을 따라 펼쳐져 탑승객이 유리 지붕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루프 에어백도 세계 최초로 적용됐습니다. 차량이 약 90도만 기울던 기존 시험 대신 180도 이상 회전하는 전복 시험을 새로 도입해 실차 40대 평가 등을 거쳤습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14톤 이상이라는 지붕 강도가 글로벌 양산차 가운데 최상위 수준”이라며 “시속 60km 측면 직각 충돌 시험에서는 차체 측면이 밀려 들어온 뒤에도 최소 320mm의 탑승객 생존 공간이 남았다”고 했습니다.
 
지난 28일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제네시스 GV90 기술 공개 행사에 전시된 GV90 네오룬 프레임. (사진=표진수기자)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개발진에 따르면 약 4년 전 선행 개발 시험차로 처음 진행한 지붕 강도 평가는 실패였습니다. 해석 기법과 구조를 보완해 다시 진행한 두 번째 시험에서 목표 강도에 근접했고, 이후 가상 시뮬레이션을 계속 다듬어 현재의 14톤 이상 성능에 이르렀다는 설명입니다.
 
문을 여닫는 장치도 새로 개발했습니다. 무게가 약 70kg인 뒷문은 바깥으로 살짝 밀려난 뒤 회전하는 ‘듀얼 모션 힌지’(두 가지 동작을 하는 경첩) 덕분에 앞문과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열립니다. 경첩에는 공작기계와 산업용 로봇에 쓰이는 정밀 직선 이동 부품을 적용해 무거운 문도 흔들림 없이 움직이도록 했습니다. 문 위아래 잠금장치를 한꺼번에 풀어주는 장치와 닫을 때 두 잠금장치를 동시에 당겨 잠그는 기술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적용됐습니다.
 
허광훈 제네시스 개발담당 상무는 “엔지니어링은 흔히 타협의 기술이라고 하지만 GV90는 그 순서를 뒤집어 고객을 위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기준부터 먼저 세우고 이를 끝까지 지켜냈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