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다임 상장 중단…SK하이닉스, 미 투자재원 마련 고심
자본시장 여건 변화·주주반발 등 겹쳐
자체 자금 활용·외부투자 유치 가능성
“외부 차입과 자체 현금 비중 조절해야”
2026-10-25 13:54:03 ㅣ 2026-10-25 14:34:08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미국 낸드플래시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와 기업공개(IPO) 검토를 중단하면서 현지 신규 생산시설에 필요한 자금조달 방안이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국내 생산시설 확충과 주주환원도 병행해야 하는 만큼 자체 현금을 활용한 직접투자부터 외부 투자자 유치, 회사채 발행과 금융기관 차입 등이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의 프리IPO와 IPO 검토를 중단한다고 지난 23일 밝히면서 최근 자본시장 여건과 주가 흐름을 고려할 때 상장이 기존 주주들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인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앞서 솔리다임 상장으로 최대 20조원가량을 조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별도 상장에 따른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우려가 제기된 바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솔리다임 상장에 중복상장 관련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상장 검토는 중단됐지만 미국 신규 생산시설 투자 필요성은 여전합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가 늘면서 생산능력 확충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에 600조원, 호남을 포함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400조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어서 자금 배분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SK하이닉스의 자금조달 대안으로는 우선 자체 현금을 활용한 직접투자가 꼽힙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성자산은 88조원,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은 69조4000억원에 달합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확대로 실적과 현금창출력이 개선된 만큼 자체 자금을 투입하면 외부에 지분을 넘기지 않고도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다만 풍부한 현금창출력에도 투자 부담은 적지 않습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유형자산 취득에 따른 현금지출은 18조32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3% 증가했습니다. 지난 21일에는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완료했습니다. 국내외 설비투자와 주주환원을 병행해야 하는 만큼 미국 투자에 자체 현금을 얼마나 배분할지가 관건인 셈입니다.
 
전략적 투자자(SI)를 유치해 투자 부담을 나누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글로벌 빅테크 등 주요 고객사와 신규 생산시설에 공동 투자하면 자금 부담을 줄이고 장기적인 공급 관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생산시설을 별도 합작법인(JV)으로 설립해 투자비를 분담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다만 지분투자라면 향후 수익 일부를 외부 투자자와 공유해야 하며, 프리IPO까지 중단한 상황에서 기존 계획과의 차이점도 따져봐야 합니다.
 
회사채 발행과 금융기관 차입도 선택지입니다. 지분 희석 없이 외부 자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이자 비용과 원금 상환 부담이 뒤따릅니다. 특히 차입 규모가 커지면 향후 금리 변동과 상환 일정에 따라 재무 부담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D램과 더불어 낸드도 빠르게 증설해야 하는 상황이라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내부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자체 현금창출력이 높은 상황이니 외부 차입과 자체 현금 사용 비율을 적절히 조정하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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