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이 '정원 감축'을 놓고 서울시와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원 감축을 "당연한 시민적 요구"라고 하자, 노조는 쟁의 발생을 결의하고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밟았습니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16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습니다. 전날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노동쟁의 발생을 결의한 데 따른 것입니다. 노조는 11월2~5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11월20일부터 준법투쟁에 들어가고, 교섭에 진전이 없으면 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은 10월 15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노동쟁의 발생을 결의했다. (사진=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노조는 9월29일 제3차 본교섭에서 △정부 지침에 따른 3.5% 임금 인상 △2212명 인력감축 계획 전면 철회 △부족 인원 1313명 연내 채용 △공익서비스 국비 지원과 현장 2인1조 의무화를 요구했습니다. 사측이 서울시 협의와 조직 진단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자, 교섭 결렬을 선언했습니다. 노사는 6월18일 첫 본교섭 이후 모두 22차례 교섭을 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갈등의 핵심은 인력 감축입니다. 오 시장은 지난 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교통공사 경영 문제와 관련해 "선택지는 분명하다. 비용을 줄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정원을 줄이고 경영 효율화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시민적 요구 사항인데, 조금도 줄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노조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습니다. 노조 자료를 보면 공사 통합 당시 유사·중복 인력 1029명을 줄였고, 현재 추진 중인 2212명 감축 계획 가운데 684명은 이미 감축을 마쳤습니다. 노조는 남은 1528명을 추가로 줄이는 것은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도박"이라는 입장입니다.
적자 원인을 두고도 시각이 엇갈립니다. 노조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8268억원 가운데 94.4%인 7807억원이 무임수송 손실 4488억원과 버스 환승할인 2907억원 등 국가와 서울시 정책에 따른 비용이라고 했습니다. 인력을 줄여 적자를 메우겠다는 발상은 적자의 진짜 원인을 외면한 것이라는 게 노조 주장입니다.
노조는 오히려 현장 인력이 모자란다는 입장입니다. 올해 3월 기준 정원 대비 부족 인원 311명, 육아·병역휴직 등 장기결원 443명, 정년퇴직 예정 714명을 더한 뒤 이미 채용한 155명을 빼면 1313명을 연내 새로 뽑아야 한다는 계산입니다.
임금 인상 요구도 굽히지 않았습니다. 노조는 2016~2025년 물가상승과 경제성장 누적치가 44.2%인 데 비해 총인건비 인상은 누적 22.9%에 그쳤다며, 정부 지침인 3.5% 인상만이라도 삭감 없이 확정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번 쟁의는 전국철도노동조합과 함께 진행합니다. 철도노조도 같은 날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 발생과 하반기 투쟁 계획을 확정했습니다. 두 노조는 11월6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찬반투표 결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합니다.
노조는 "이번 쟁의발생 결의는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가 아니라 대규모 인력 감축을 막고, 부족한 현장 인력을 충원해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며 "철도노조와 함께 강력한 공동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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