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국감 출석…가격담합 의혹 질타
정유사 “공정위 절차 따라 소명”
최고가격제 손실액도 근거 요구
사후정산·전량구매 관행도 도마
2026-10-12 17:54:35 ㅣ 2026-10-12 18:05:18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국내 정유 4사 경영진들이 국회에서 뭇매를 맞았습니다. 일부 정유사가 수십조 원 규모의 가격담합 혐의를 받는 상황에서 석유 최고가격제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손실보전을 계산하는 기간에 담합 의혹이 발생한 만큼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업계는 담합 의혹에 사과하는 한편 거래 관행 등에 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와 김종화 SK에너지 대표, 김창수 GS칼텍스 부사장, 이건명 에쓰오일 부사장(오른쪽 첫 줄부터)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진행한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정유사의 담합 의혹을 둘러싼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팀장급 실무진 주도로 담합이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 “(실무진들이) 이런 사안을 가지고 윗선에 보고도 없이 어떻게 본인들이 결정하냐”며 “기업 전체의 도덕적 해이와 부당이득을 위한 의사결정을 했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질타했습니다.
 
현재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는 2022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휘발유와 경유 등 주요 석유제품의 판매가격 관련 정보를 교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양사의 정보 교환에 에쓰오일과 GS칼텍스가 가격을 따라가는 ‘추종 효과’까지 더하면 약 26조원의 경쟁제한 효과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 측은 공정위 조사에 따라 소명하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김종화 SK에너지 대표는 “공정위 수사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의원님이 지적하신 부분에도 굉장히 죄송스럽다”면서도 “이 사안은 공정위에서 추가 검토가 이뤄지고 있고, 그 과정을 통해 저희가 소명할 수 있는 부분을 소명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 역시 “담합 의혹으로 조사를 받는 데 대해 송구하다”며 “지금 재판 진행 중이고 공정위 심의도 시작됐다. 관련 절차를 성실하게 받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고가격제에 따른 손실 보상 문제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업계가 정부에 요구한 손실보전액이 실제 발생한 산출 근거가 뭐냐”며 “담합이 인정돼서 부당하게 형성된 가격이 확인되면 손실을 보전하고 반환할 의사가 있냐”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정부는 기름값 상승에 따른 서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기름값 급등을 막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정유사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보상 금액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간 담합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정유사들이 주장하는 손실액을 신뢰할 수 없다는 비판입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그 사안에 대해서는 현재 공정위에서 절차가 진행 중인 부분”이라며 “그 절차를 통해 소상히 소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정유사와 주유소 간 거래 관행에 대한 지적도 나왔습니다. 통상 정유사와 주유소·도매업체 간 거래는 사후 정산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정유사가 입금가로 제품을 공급한 뒤 다음 달 확정가를 정해 차액을 정산하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제품 공급 당시 매입가격을 정확히 알기 어려워 거래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량 구매 방식 역시 주유소의 선택권을 제한해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가격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입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량 구매 계약으로 주유소들이 싼 정유업체의 (기름을) 살 수 없게 한다. 그리고 가격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팔게 된다”며 “주유소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거래 관행은 국민 부담보다 정유사 이익을 앞세우는 것으로, 국민이 정유사의 가격을 믿기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유사들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창수 GS칼텍스 부사장은 “주유소와의 거래상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공정위에서 발표한 표준 대리점 계약서에 의거해 현재 수정 중”이라며 “조속히 개선해 실행하겠다”고 했습니다. 이건명 에쓰오일 부사장도 “호르무즈 사태 이후 유가 부담으로 국민 분들한테 많은 부담을 주게 된 부분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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