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익 편취 규제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공정거래 집행 체계 개편에 나섭니다. 총수 일가의 지분율을 산정할 때 자사주를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공정위에 집중된 고발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속고발제도 손질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조사 절차의 투명성도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사주 활용한 사익편취 규제 사각지대 개선 '동의'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익 편취 규제 대상 지분율을 산정할 때 자사주를 제외하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성에 동의하는지 묻자 "네,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사익 편취 규제 대상 여부를 판단할 때는 자사주도 발행주식 총수에 포함됩니다. 이 때문에 총수 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실제보다 낮게 계산돼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사주를 지분율 산정에서 제외하면 규제 대상 기업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박 의원은 "올해 3월 상법도 개정됐다. 자사주 같은 경우에는 의결권 자체가 없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1년 이내에 소각하라고 상법까지 개정이 됐다"며 "총수 일가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판단하기 위해서 지분율을 기준으로 삼는 데 지배력을 행사하지도 못하는 자사주를 지배력 개선의 분모에 포함하는 것 모순된 것 맞(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자사주를 제외해서 계산할 경우에 사익 편취 규제 대상이 기존 1047개사에서 1072개사로 늘어난다"며 "자사주 포함 여부에 따라서 25개사의 규제 대상 여부가 달라지고 있다. 현행 지분율 산정 방식이 사익 편취 규제 사각지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주 위원장은 "현재 자사주를 악용한 사익 편취 규제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루빨리 이런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들을 없애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공감했습니다.
전속고발제 개편·지자체 권한 확대에 '속도'
주 위원장은 사익 편취 규제 개선과 함께 공정위에 집중된 고발권을 확대하고 현장 집행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조사 절차를 정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는데요. 앞서 쿠팡 등이 현장조사를 거부한 사례가 나온 만큼, 조사 불응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입니다.
주 위원장은 이날 국감 모두발언에서 공정거래 집행 체계 개혁 방안으로 전속고발제 개편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일정 수 이상의 국민과 중앙 행정기관 및 광역 지방정부가 수사기관에 직접 고발할 수 있도록 전속고발제를 개편하겠다"며 "지역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광역 지방정부에 하도급·가맹·대리점 분야 조사·처분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법 위반 억지력과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는 선진국 수준으로 상향하되, 과도한 경제 형벌은 합리적으로 정비하겠다"며 "조사의 실효성과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사 불응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조사 절차의 투명성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공정위 독립성 논란·개인 감찰 의혹에 '선 긋기'
이날 정무위 국감에서는 주 위원장의 과거 발언과 개인 의혹을 둘러싼 질의도 이어졌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주 위원장의 반기업 정서를 지적했습니다. 이에 주 위원장은 "우리 경제가 선진국 경제로서 다른 선진국과 경쟁을 하려면 시장에서 기업들의 역량이 충분히 발의될 수 있어야 된다"며 "(앞으로) 전문적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들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야만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고 혁신을 지속할 수 있다는 의미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통령실의 개인 감찰 여부를 묻는 질의도 나온 가운데 주 위원장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음주나 성희롱 관련된 (이슈) 때문에 청와대 비서실의 사실 확인이나 감찰 같은 게 있었나"라고 물었고, 주 위원장은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같은 당 김재섭 의원도 "공직기강비서관의 불려 간 적도 전혀 없냐"고 물었지만 주 위원장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김 의원이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사퇴할 의사가 있는지 여러 차례 묻자, 주 위원장은 "제가 거기에 답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어쨌든 (그런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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