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억 들였지만 의사가 없다"…산재병원도 못 피한 구인난
14일 개원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 4차 공고에도 충원율 55%
세후 월 2200만원·사택 제공 등 대우에도 응급실 전문의 '0명'
원장 인맥 총동원·타 지역 수소문…개별 병원 노력으론 역부족
2026-10-06 13:33:32 ㅣ 2026-10-06 17:47:36
[울산=뉴스토마토 하주화 기자] 개원을 일주일 앞둔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이 심각한 의사 구인난에 허덕이며 '반쪽 개원'이라는 씁쓸한 출발선을 넘게 됐습니다.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첨단 시설을 구축하고 전국 최고 수준의 급여 처우를 내걸었음에도, 의사를 구하지 못해 온전한 가동에는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울산 울주군에서 오는 14일께 문을 여는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이 개원을 앞두고 막판 마감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은 오는 14일 개원을 확정했습니다. 병원은 지난 7월31일부터 두 달간 총 4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전문의 채용 공고를 냈습니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16개 진료 과목과 병동 당직 전문의 3명을 포함해 총 36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날까지 채용된 인원은 정원의 절반을 갓 넘긴 20명(충원율 55%)에 그치고 있습니다. 병원 측은 과목별 의사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인력을 공수했고, 가까스로 진료 구멍은 메꿨습니다. 다만, 상당수 진료실이 단 1명의 의사로만 불안한 가동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가장 치명적인 대목은 생명과 직결된 야간 및 중증 필수 분야 전문의 부재입니다.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이자 산재 전문병원인 이 병원은 24시간 응급 환자 대응과 중증 외상 환자의 '골든타임 사수'가 최우선 요건입니다. 그래서 당초 응급 전문의 정원을 4명으로 잡았지만, 현재까지 단 1명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응급실은 일반의 1명을 투입해 첫발을 떼게 됐습니다. 
 
산업재해 노동자들의 수요가 집중되는 주요 진료 과목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재활의학과는 정원 4명 중 2명, 정형외과 2명 중 1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습니다. 
 
울산지역 최초의 종합병원급 공공의료원인 이 병원 건립은 울산 시민의 오랜 숙원이었습니다. 울산시는 460억원 상당의 부지 1만평을 무상으로 지원했고, 근로복지공단은 1800억원의 건립비를 쏟아부었습니다. 병원 역시 인재 유치를 위해 지역 대형 민간병원 수준에 맞춰 월 1600만원에서 최고 2200만원(세후 기준)의 이례적인 임금을 책정하고 사택까지 제공하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공개 채용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히자 병원장이 직접 개인 인맥을 동원해 백방으로 수소문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다른 지역의 산재병원에도 다급히 도움을 요청해 소개를 받는 등 의사 1명을 모시기 위해 전방위 노력을 펼쳤습니다. 그럼에도 충원이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은 열악한 지방 정주 여건과 업무 강도가 높은 필수 의료를 기피하는 전반적인 장벽 때문입니다.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 측은 "개원 초기에는 진료 수요가 적기 때문에 당장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14일 전후로 개원한 후 연말까지 추가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전문의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근로복지공단 산하 12번째 병원인 울산병원은 울산 울주군에 연면적 4만7962㎡ 규모,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로 건립됐습니다.
 
울산=하주화 기자 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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